[파이낸셜투데이=이은성 기자] 도박 빚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감금·폭행하고 배우자 직장까지 찾아가 행패를 부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이모(44·사채업)씨와 조모(41·무직)씨를 특수강도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또다른 이모(39·여·사채업)씨와 김모(44·무직)씨는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4월2일과 9월10일 도박 빚을 갚지 않는 A(42)씨의 머리 등을 때려 전치 5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흉기로 위협해 260만원 상당의 금품을 뜯고 2억5000만원 상당의 허위 차용증을 작성하도록 강요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와 김씨는 카지노 도박으로 전 재산을 탕진한 뒤 객장 주변을 맴돌며 생활하는 일명 ‘카지노 앵벌이’였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카지노에 게임하러 온 A씨에게 접근했고 대리 게임을 해주며 가까워지자 사채업자 2명을 소개 시켜줬다.

A씨는 사채업자들로부터 수 십만원 또는 수 백만원을 빌린 뒤 일부를 되갚는 방식으로 도박을 해오다 결국 1억원이 넘는 빚을 지게 됐다.

사채업자들은 빚 독촉 수위를 높여가며 A씨를 옥죄었다. A씨의 부인이 운영하는 경기 용인의 학원까지 찾아가 소란을 피우는 일도 다반사였다.

협박에 견디다 못한 A씨의 부인은 올 4월초 경찰에 신고했지만 이들의 불법 추심은 계속됐다.

전남 구례의 한 원룸에 숨어 지내던 A씨를 찾아낸 뒤 흉기를 위협하며 돈을 빼앗았다. 이자를 합해 빌린 돈의 2배가 넘는 2억5000여만원을 갚겠다는 내용의 차용증 2장을 쓰도록 협박했다.

이들은 또 5개월 여 지나 사채업자 이(44)씨의 강원 정선 빌라로 A씨를 끌고 와 야구방망이와 골프채로 의식을 잃은 정도의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을 상대로 1년 가량 지속적으로 괴롭혀왔는데도 여전히 일부 범행에 대해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현재 범행 가담 정도가 중한 피의자만 구속해 계속 수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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