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부회장 등극…회장 ‘腹心’ 자리매김하나

▲ 금춘수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

[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한화그룹의 ‘큰 그림’을 그려오던 금춘수 경영기획실장이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하면서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인자’를 두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체제에서 그룹 내 유일한 부회장에 등극하면서, 명실상부한 2인자가 등장한 것 아니냐는 평이 나온다.

특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경영의 신(神)’이라고 평했던 과거 행적과 겹쳐지며 김 회장의 ‘복심’으로 본격 자리매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통상 연말에 진행되는 정기 인사를 이번달로 앞당겨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금 실장의 부회장 승진이다. 금 회장은 그룹경영을 총괄하는 경영기획실장 자리를 유지한 채 직급은 한 단계 올라섰다.

금 부회장은 과거부터 최근까지 한화그룹의 굵직굵직한 인수합병(M&A)에 관여해 온 인물이다. 금 부회장은 1978년 ㈜한화에 입사한 후 그룹 구조조정본부 경영지원팀장과 한화차이나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며 M&A와 구조조정 전문가로 평가돼 왔다.

금 부회장은 2004년 대한생명을 인수하기 전 회사의 누적적자를 짧은 시간에 경영 정상화시킨 바 있다. 2007년에는 그룹 경영기획실장을 맡아 다음해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에 앞장서기도 했다.

2014년 11월에는 그룹 경영기획실장으로 복귀해 삼성그룹과 한화테크윈(옛 삼성테크윈), 한화토탈(옛 삼성토탈) 등 4개의 삼성계열사 M&A를 성사시킨 사례는 금 부회장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꼽힌다.

이같은 과거 성과들과 함께 금 부회장의 ‘충성심’도 2인자 등극에 한 몫 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금 부회장은 2013년 김 회장이 배임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을 당시, 김 회장을 ‘경영의 神’으로 칭송한 메모가 발견돼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김 회장이 한화그룹에 눈에 띄는 2인자를 두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9세라는 어린 나이에 총수 자리에 올라 35년 동안 그룹을 이끈 만큼 그룹 내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 부회장의 승진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그룹의 대표적 2인자로 꼽혔던 김연배 전 부회장도 김 회장의 부재 탓에 전면에 나섰던 사례다. 김 전 부회장은 1968년 한화증권에 입사해 48년 동안 한화그룹에 몸담으며 그룹과 일생을 함께했다. 한화그룹에서 구조조정본부 사장, 금융부문 부회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김 회장이 자리를 비웠을 당시 비상경영위원장을 맡으며 그룹을 진두지휘했다. 그러다 지난해 8월 김 회장의 복귀가 가시화하면서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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