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은 면했다…남은 과제는?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9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한종해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롯데그룹의 경영 정상화에 대한 관심이 몰리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9일 오전 3시40분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조 부장판사는 “현재까지의 수사진행 내용과 경과,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한 법리상 다툼의 여지 등을 고려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물론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고 해도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가 마무리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최악의 상황을 피한 만큼, 그룹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10일 롯데그룹 본사 압수수색으로 시작된 이번 검찰 수사로 롯데그룹의 주요사업은 적지 않은 차질을 빚어 왔다.

호텔롯데의 상장은 무기한 연기됐고, 이는 롯데면세점이 글로벌 1위로 등극하기 위한 미국 면세점 인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6112억원의 매출을 올려 서울 시내 면세점 중 3위를 차지했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6월 30일 문을 닫았다. 한국과 일본 롯데의 공동 출자로 관심을 모은 태국 방콕 롯데면세점은 애초 6월 오픈할 계호기이었지만 매장 공사 지연과 공항 인도장 확보 문제 등으로 하반기로 개장이 미뤄졌다.

지난 6월 프라임타임 6개월 방송 중단 처분을 받은 롯데홈쇼핑의 향후 행보도 안개속이다. 당초 9월 28일부터 예정됐던 프라임시간대 영업정지는 법원이 지난 7월 롯데홈쇼핑이 미래창조과학부를 상대로 낸 업무정지 처분에 대한 집행 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사상 최악의 위기를 피했으나, 이번 판결의 여파가 오는 2018년으로 예정된 재승인 심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어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다. 2018년 상반기로 예정된 롯데홈쇼핑 재승인 여부 결정권자가 미래부이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야심차게 추진하던 미국 화학기업 엑시올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6월 13일 인수 계획을 철회한다고 공시하면서 인수 철회 이유에 대해 대외적으로는 가격이 지나치게 높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날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은 “인수 경쟁이 과열된 점과 롯데가 직면한 어려운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쉬움이 크지만 현재의 엄중한 상황을 감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는 동안 롯데그룹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시총)은 2조원가량 증발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9일부터 이달 21일까지 롯데그룹 8개 상장게열사(롯데손해보험, 롯데푸드,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롯데하이마트, 롯데정밀화학)의 전체 시총은 25조4024억원에서 23조5278억원으로 1조9746억원 줄어들었다.

롯데그룹은 법원이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직후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하루 빨리 경영활동을 정상화해 고객과 협력사, 임직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도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29일 오전 4시께 검찰청사를 나서면서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그룹에 여러 가지 미흡한 부분이 많이 있는데 제가 책임지고 고치겠다. 좀 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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