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시작될 것이란 예상에 달러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달러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와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F), 달러 채권 등 달러 관련 금융상품 투자액이 급증하고 있다.

키움자산운용이 설정한 KOSEF 달러시리즈 ETF 4종의 수탁액은 최근 2000억원을 돌파했다. 키움자산운용 4종 ETF는 ▲KOSEF 달러선물 ▲KOSEF 미국달러선물 레버리지 ▲KOSEF 달러인버스선물 ▲KOSEF 미국달러선물 인버스 2X 등이다.

특히 ETF 4종 가운데 환율 상승(달러값 상승·원화값 하락)에 투자하는 ‘KOSEF달러선물’과 ‘KOSEF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에 자금유입 속도가 가파르다.

이은행 키움자산운용 ETF팀 부장은 “올해 초부터 달러 관련 4종의 ETF에 꾸준히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며 “특히 최근 달러 강세에 투자하는 ETF 상품에 자금 유입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 상장된 달러 관련 ETF는 키움운용이 내놓은 4개 ETF 뿐이다. 동일 지수에 대해 여러 ETF가 신규상장 하는 것에 대한 자제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달러 관련 ETF가 없었으나 최근 인기를 끌면서 경쟁사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개 ETF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은 상품은 원·달러 환율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KOSEF달러선물레버리지 ETF다. 이 상품의 현재 수탁액은 1090억원이며, 올해 들어서만 885억원의 신규자금이 들어왔다. 1배를 추종하는 KOSEF달러선물 ETF도 올해 536억원이나 유입됐다.

다만 연초 대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익률은 연초에 비해 마이너스 상태다. 지난 23일 종가 기준으로 현재 원달러 매매기준환율은 1104.80원으로 연중 고점(3월 2일 1240원) 대비 11% 가량 하락했다.

달러 ETF 외에도 미국 달러로 투자할 수 있는 달러RP를 비롯해 달러 채권 등의 상품에도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이 회사의 달러자산 잔액은 올해 1월 말 2468만달러(270억원)에서 9월 말 현재 4억1213만달러(4540억원)로 16배 가량 증가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부터 ‘달러 자산에 투자하라’를 하우스뷰로 내걸고 달러자산에 포커스가 맞춰진 투자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대신증권의 주력 상품이라 할 수 있는 달러 RP 수탁고가 빠르게 늘고 있다. RP는 채권을 팔되 나중에 되사주겠다는 약속이 붙은 증권사 상품이다. 증권사가 판매하지만 일종의 예금과 비슷한 성격을 가진다. 대신증권의 달러RP 잔액은 최근 3개월 동안에만 1500억원 가량 늘어났다.

다만 이런 달러 관련 투자는 환율 상승을 예상한 투자인 만큼, 환율이 예상과 반대로 움직일 경우 손해를 볼 수 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달러 방향성에 대해 대체로 환율 상승을 예상하는 전문가가 많은 편이지만 변수가 많은 만큼 장담할 수는 없다.

서대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연내 미국 금리 인상 기대 지속되면서 달러화 강세를 예상하지만 9월 말 본격화될 대선 이슈는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공화당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달러화 약세 기대와 한국을 포함 아시아 통화 강세 기대를 자극할 수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통화의 강세가 쉽게 훼손되지는 않을 것 같고, 또 2년 가까이 외환시장의 핵심 변수였던 미국의 금리 인상 영향력이 반감되어 가고 있다”며 “큰 틀에서 원화는 강세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금리인상 시기와 관련해서는 올해 두 번 남은 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게 국내 증권가의 전망이다. 다만 내년 금리인상 속도는 예상보다 완만하게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9월 FOMC에서 0.25~0.50%로 금리가 동결됐지만 체감적으로는 금리인상 모드로 넘어가는 분위기”라며 “내년 금리 조정과 관련해서는 최근 연준이 매파적인 인상을 보이고 있지만 액션은 비둘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긴축속도가 상당히 제어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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