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총파업을 이틀 앞둔 21일 서울 송파구의 한 은행 지점에 합법 파업으로 인해 정상업무의 어려움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김승민 기자] 성과연봉제를 저지하기 위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의 총파업이 23일 하루 동안 진행된다.

시중은행 대부분은 파업 참가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파업 열기가 예상보다 강할 경우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마련했다.

다만 펀드나 방카슈랑스 같은 업무 처리에는 어느 정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총파업을 진행한다. 파업에는 신한·우리·SC제일·KEB하나·KB국민·한국씨티·NH농협·IBK기업은행 등 주요은행 전부가 참여한다.

금융노조는 전체 노조원 10만명 중 휴가자 등을 제외한 90%의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9만명이 파업에 참여하면 시중은행 영업점의 업무는 사실상 마비된다.

은행권에 따르면 사측은 3만~4만명 수준의 참여를 예상하고 있다. 다만 임금체계와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예상보다 높은 참여율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 비상계획을 준비했다. 거점점포를 활용하고 관리자급 인력이 창구 업무를 수행하는 등의 대응책이다.

신한은행은 영업점을 운영하는 데 문제가 되지 않을 수준에서 파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의 노조원은 약 1만명으로 추산된다.

직원 2만명 중 약 1만5000명이 노조원인 국민은행은 파업 참여율이 최대 20%를 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참여율이 50%를 넘을 경우 거점점포를 운영할 방침이다.

노조원이 9600명인 우리은행도 비상계획을 준비했다. 파업 참가율이 70%를 초과할 경우 거점점포 운영, 퇴직직원 활용, 인터넷뱅킹 서버 용량 확충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도 직원 1만5000여명 중 1만3000명이 노조원이지만 파업이 지점 업무 처리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성과연봉제를 둘러싸고 홍역을 치른 기업은행은 다른 은행보다 파업 열기가 강할 전망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5월 노조의 동의 없이 이사회 의결로 성과연봉제를 도입, 사측이 직원들에게 성과연봉제 수용을 강제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기업은행 노조원은 약 9700명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부득이한 경우 팀장 같은 영업점의 잔류 인력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사전에 업무 매뉴얼을 숙지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조합원 1만1000명 중 약 1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농협은행 역시 파업 참가율이 50%를 넘으면 거점점포를 운영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펀드나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상품) 가입 등 지점별로 정해진 판매 인력이 처리해야 하는 업무는 오늘 처리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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