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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현대증권이 주주총회를 앞당기며 KB투자증권과의 통합 작업에 예정보다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을 위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 개선방안에 맞춰 자기자본 확충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사전 준비단계의 일환으로 평가받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의 13번째 계열사로 편입된 현대증권은 연내 통합 완료를 목표로 KB투자증권과의 통합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인수 이후 KB금융그룹,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 경영진이 함께 참여하는 통합 워크샵을 시작으로 지난 6월 1일 통합추진단을 출범시키며 성공적 통합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증권은 지난달 2일 이사회를 통해 ‘KB금융지주와의 주식교환을 통한 100% 자회사 전환’을 결정했다.

주식교환 대상 지분은 기존 KB금융지주가 인수한 29.62%(자사주포함)를 제외한 잔여지분 70.38%로 현대증권 주식 1주를 KB금융 신주 0.1907312와 교환하는 것이다. 자본시장법에 의거해 산정한 교환가액은 KB금융 3만5474원, 현대증권 6766원이다. 또 KB금융은 주식 교환과 더불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5000억원 매입도 결의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주식 교환은 비상장사인 KB투자증권과의 합병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 교환가치 우려를 불식시키고, 상장회사 간 주식 교환을 통해 투명한 가치 산정을 이룸으로써 현대증권 소액주주들을 배려한 최선의 선택이였다”고 평가했다.

현대증권은 주식 교환 승인을 위해 오는 10월 4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총 특별결의를 거쳐 주식 교환이 승인되면 현대증권 주식은 11월 1일 상장 폐지된다. 주식 교환에 반대하는 현대증권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투자은행 역할 강화…경쟁력 제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초대형 IB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자기자본 확충이 필수불가결한 전제조건이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 등 해외 대형 투자은행들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해외 대형 프로젝트 참여와 각종 인수합병(M&A)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자기자본은 현대증권이 3조3363억원, KB투자증권이 6519억원으로 통합 시 자기자본 3조9882억의 증권사가 탄생한다. 추가적인 자본확충 규모도 크지 않은 만큼 원활하게 통합이 마무리되면 자기자본 4조원대를 기반으로 지난 8월 초 금융위원회에서 발표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 개선방안에 맞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우리 경제가 활력을 회복하고 성장 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은행 중심의 ‘종합 기업금융서비스’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기업금융 기능과 글로벌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자본 확충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과 외국환 업무 등을 허용하고,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은 추가적인 자금조달수단(종합투자계좌)과 신탁업무(부동산 담보신탁)을 허용해 기업금융 서비스 제공여력을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개선방안은 2016년 말 기준 자기자본 규모가 2017년 3월 중 확정되는 점을 감안, 2017년 2분기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번 제도 개선방안으로 풍부한 자기자본을 보유한 국내 증권사들은 새롭게 허용되는 자금조달 수단과 기업금융 인센티브를 활용, 대형화가 경쟁력으로 연결되고, 강화된 경쟁력이 추가적인 대형화를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수 있다.

◆초대형 IB 도약 위한 첫걸음

주주총회에서 주식교환이 승인되고 오는 11월 초 현대증권의 KB금융지주 완전자회사 편입이 가시화되면서 이후 KB투자증권과의 합병은 예정보다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정례회의에서 현대증권 주식의 포괄적 교환관련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금융위의 이번 결정으로 다음달 25일로 예정돼 있던 현대증권 주주총회는 같은달 4일로 앞당겨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통합 작업을 마무리한다 하더라도 부서 간 협업과 업무 조율, 임직원의 조직 융화 등 통합 증권사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유무형으로 산적하다.

하물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 개선방안에 맞춰 내년 2분기 시행을 목표로 준비하기에는 6개월이라는 시간도 빠듯하다.

통합 KB증권이 국내 대형 증권사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해외 대형 투자은행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초대형 IB 육성을 위한 준비단계에서부터 빠른 의사 결정을 통해 KB금융과의 시너지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현대증권은 하루라도 빨리 통합 작업을 완료한 후 조직을 재정비하여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은 “초대형 투자은행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KB금융지주와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완전자회사화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다”면서 “KB투자증권과의 통합과정을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해 ‘초대형 IB를 지향하는 통합 KB증권’을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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