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리워드 앱’의 다크호스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대기업인 A사에서 원하는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 B사. A사와 함께한다면 B사의 진일보가 예상되는 상황. 그러나 B사는 홍보·마케팅에 투자할 인력과 자금이 부족하다. <파이낸셜투데이>는 이러한 기업을 연결하기 위해 ‘FT브릿지’를 기획했다. 혁신적 기술·제품을 보유했거나 개발 중이지만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을 발굴, 대기업와 중소기업 간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25번째 주인공은 리워드 앱 하나로 인도시장을 평정한 ‘42컴퍼니’다.

서울에 사는 A씨는 가끔 공짜 커피를 마신다. 선배도, 친구도 아닌 ‘리워드 앱’(Reward App)을 통해서다. A씨는 엘리베이터를 탈 때나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 리워드 앱에서 광고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내려 받아 보거나 재미있어 보이는 기사를 읽는다. 이렇게 볼 때마다 포인트가 조금씩 쌓여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A씨는 “1년 정도 사용했는데 포인트가 2만원 정도 쌓였다”며 “잠금화면을 해제하는 게 크게 불편하지 않고, 생각 없이 이 앱을 이용하다 보면 포인트를 커피나 도넛 같은 기프티콘으로 교환할 수도 있고 계좌로 보낼 수도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리워드 앱(Reward App)이란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가입하면 스마트폰 잠금화면에 광고가 임의로 노출돼 이를 볼 때마다 현금, 포인트와 같은 보상이 주어지는 앱을 말한다.

초기에는 광고를 보면 포인트를 지급하는 단순한 방식으로 보상이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맛집과 쇼핑, 의료, 지역 정보 등 다양하고 유용한 정보들을 접할 수 있다.

또 이를 통해 얻은 현금으로 제휴업체의 상품을 구매하거나 아파트 관리비를 차감받고, 기부까지도 할 수 있어 다양한 방법으로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앱을 활용한 ‘앱테크’(애플리케이션+재테크)의 인기가 해를 넘길수록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앱을 통해 가계부를 쓰는 것을 넘어 포인트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돈도 벌 수 있는 것은 물론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까지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잠금화면 해제 시 나오는 광고를 보고 소정의 현금을 받는 리워드 앱은 이미 국내에선 대중화된 지 오래다. 대표적으로 캐시슬라이드와 망고스크린, 허니스크린 등이 있는데 이들 앱을 통하면 카페와 패스트푸드, 베이커리 등에서 상품을 구매하거나 현금으로 환급 받을 수 있다.

앱마다 포인트 획득 조건과 사용 방식이 다르니 여러 앱을 사용해 본 뒤 자신에게 맞는 앱 하나를 골라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국내 시장 포화…후발업체 ‘도태’
잠금화면 해제하면 통신비 절감

리워드 앱은 2012년 캐시슬라이드를 시작으로 점차 한국 시장에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리워드 앱 관련 업체들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캐시슬라이드의 성공 이후 우후죽순 생기더니 현재는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경쟁에 뒤쳐져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업체들도 여럿 있는데 애드라떼가 대표적이다. 애드라떼는 상품용 기프티콘을 제공했던 거래처 KT엠하우스에 대금지불 기일을 맞추지 못하면서 수억원 이상의 부채가 쌓였다. 덕분에 포인트로 수십만원을 벌어도 현금이나 상품으로 교환받지 못하는 상태다.

42컴퍼니는 이같은 상황을 파악하고 한국시장을 떠나 인도시장을 공략한 토종 스타트업이다. 익숙한 한국 시장 대신 인도의 규모와 성장 속도를 보고 도전한 42컴퍼니는 스마트폰 잠금 앱 서비스 ‘슬라이드’로 맹활약 중에 있다.

인도는 평균 소득 대비 통신료가 타 국가에 비해 현저히 높다. 실제 최저임금은 하루 단위로 결정되고 지역별로 상이하지만 노동자가 하루 12시간씩 한 달 정도 일하면 한 달 통신비를 감당할 수 있는 정도다. 스마트폰의 구매 비용보다 유지비용이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이에 허 승 42컴퍼니 대표는 통신비 부담이 큰 인도 사람들에게 한국의 캐시슬라이드와 개념이 비슷한 ‘슬라이드’를 론칭했다.

슬라이드는 앱에서 제공하는 화면을 밀면 조금씩 보상이 주어져 이를 통신비로 전환 할 수 있는 서비스로 사용자가 직접 콘텐츠와 광고, 기사 등을 설정할 수 있다. 또 인도는 영어 보급률이 높은 편이지만 힌두어를 포함한 다양한 언어가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지원 가능한 언어도 많다.

42컴퍼니는 지난해 초부터 비즈니스를 준비해 본격적인 서비스 론칭은 같은해 11월에 했다. 본사는 서울에 있고 현지 파트너와 협업한다. 이들은 현재 인도의 모바일 시장이 평균 국가 성장률보다 훨씬 높은 성장성에 초점을 맞추고 사업을 진행 하고 있다.

42컴퍼니는 인도에 보급된 모바일 2015년말 2억2000만대로 올해 1억대가 증가해 총 3억2000만대로 예상하고 있다.

42컴퍼니는 지난해 11월 파키스탄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인도 인구가 12억 명이 조금 넘는데 비해 파키스탄은 인구 2억명 정도지만 시장 크기가 작지 않고 시장에 처음 진입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허 대표는 “현재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매출을 내고 있지만 아직 크지 않은 규모”라며 “슬라이드는 지난6월 다운로드 100만을 달성해 2017년 초 1000만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슬라이드는 사용자 기반의 서비스기 때문에 이같은 성장을 유지하면 조만간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이라며 “향후 광고, 기사뿐만 아니라 통합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