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 70% vs 정규직 98%…대세의 승리? 역발상의 반전?

[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메리츠종금증권과 삼성증권의 정반대 영업 전략에 증권가의 눈이 쏠리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개개인의 성과를 강조하는 ‘전문계약직’을 통해 영업력을 강화하려는 최근 여의도 증권가 ‘대세 전략’의 중심에 서 있다.

반면 삼성증권은 사실상 거의 전 직원을 정규직으로 운영하는 ‘역발상’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어, 향후 두 증권사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말(6월 30일)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자기자본 기준)에 근무하는 직원은 총 2만354명이었고, 이 가운데 기간제 근로자는 4485명으로 22.0%를 차지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 직원들 5명 중 1명 이상이 계약직인 셈이다.

실제로 최근 증권가에서는 전문계약직을 통한 영업력 강화 전략이 주를 이루고 있다. 대표적인 증권사가 메리츠종금증권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전체 직원(1438명) 중 기간제 근로자는 1007명으로 70.0%에 달한다. 전체 직원들 가운데 정규직보다 기간제가 훨씬 많은 것이다. 이는 10대 증권사들 중 계약직 비율이 50%를 넘는 유일한 사례였다.

반면 삼성증권은 이같은 전략의 정 반대에 서 있는 증권사다. 삼성증권의 기간제 근로자는 35명에 불과했다. 전체 직원(2230명)과 비교해 보면 1.6%에 그쳤다. 즉, 삼성증권 직원들 중 계약직은 60명 중 1명도 안 되는 셈이다.

이밖에 증권사들의 전체 직원 대비 기간제 근로자 비율은 ▲하나금융투자 31.0% ▲미래에셋대우 29.1% ▲한국투자증권 21.8% ▲대신증권·현대증권 21.1% ▲신한금융투자 18.2% ▲NH투자증권 17.8% ▲미래에셋증권 8.6% 등이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계약직’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올해 국내 증권사들 중 유일하게 1000억원이 넘는 13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 직원 1인당 평균 영업이익도 1억2434만원으로 10대 증권사 중 가장 높았다. 2위인 한국투자증권(6638만원)의 두 배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 수치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워낙 압도적인 성적을 낸 탓에 이와 비교한 삼성증권의 직원 생산성은 다소 떨어졌다.

하지만 10대 증권사들 중 4위로 나쁘진 않다. 삼성증권의 올해 상반기 직원 1인당 평균 영업이익은 5610만원으로, NH투자증권(5669만원) 다음으로 많았다.

이밖에 증권사들의 직원 1인당 평균 영업이익은 ▲미래에셋증권 5443만원 ▲하나금융투자 4708만원 ▲미래에셋대우 3743만원 ▲신한금융투자 2674만원 ▲대신증권 1867만원 ▲현대증권 1092만원 등 순이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전략적으로 전문 인력 활용에 중점을 두고 있고 내부 호응도 좋다”며 “기간제 비율이 높은 것을 두고 직장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외부 시선도 존재하지만, 실제로 계약 연장이 이뤄지지 않는 비율은 연간 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영업을 직원 개인에 의존하기 보다는 시스템을 갖추는데 주력하고 있어 전문계약직도 거의 없다”며 “고객들 중 높은 연령층 고객들이 많아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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