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김승민 기자]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또다시 고개를 들자 국내 증권가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지면서 유동성 장세가 마무리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번주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가 개선세를 보이면 금리인상 현실화가 가까워지는데, 그 시기로 오는 9월과 12월 함께 거론되며 의견이 맞부딪히고 있다.

29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옐런 연준 의장이 26일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연내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그 여파로 국내 증시에서도 유동성 장세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미국 금리인상 이슈는 신흥국 통화 약세를 야기하고, 글로벌 유동성 이탈을 자극하는 변수”라며 “지난주 외국인은 7주 만에 순매도로 전환하고, 신흥국 상장지수펀드에서 10주 만에 자금이 이탈하는 등 이번주 미국 고용 지표 발표를 앞두고 경계감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코스피 상승을 주도해 왔던 외국인 비차익 매수가 이제는 부메랑이 돼 코스피의 하락 변동성을 자극하는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며 “외국인의 유동성 이탈, 차익 실현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감은 당분간 높아질 것”이라며 “이는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고, 국내 증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번주에도 외국인 순매도세가 이어지면서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조정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예측했다.

사실상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의 이탈 가능성이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금리 인상 시기로 오는 9월과 12월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는 12월 금리인상 의견을 제시하며, 그 근거로 연준의 3인자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준 의장이 “미국 경제를 뜨겁게 하고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한 점을 주목했다.

옐런 의장이 정부의 재정투자가 생산성 향상을 유도할 수 있고, 만일 경제가 침체되면 연준이 채권매입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9월보다는 12월에 무게가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연준이 앞으로 금리를 올리더라도 서두르지 않을 것이며 재정정책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공조 차원에서 저금리 기조를 쉽게 훼손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를 올리더라도 오는 9월보다는 12월에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무게를 두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향후 미 금리정책에 인플레이션보다는 고용이 관건이라는 점을 시사하면서 8월 고용이 오는 9월 인상을 좌우할 것이라고 시사했다”며 “8월 비농업취업자가 전월 대비 20만명 이상 증가하지 않는 한 9월보다는 12월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타진하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미 금리인상은 오는 9월이 유력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해외와 국내 부문에서 금리인상을 가로막는 별다른 장애요인이 없는 9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면 12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자신할 수 없다”며 “미 고용이 안정적 수준을 유지한다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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