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여의도 증권가에 ‘무료 수수료’ 경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회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갉아먹는 출혈경쟁이지만 고객 입장에선 발품만 조금 더 팔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온라인 계좌 신규 개설 고객을 대상으로 3가지 혜택 중 하나를 제공하는 ‘맞춤형 수수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고객은 3년 간 모바일 주식거래 수수료를 면제받거나 온라인·모바일 주식거래수수료를 1년 간 면제받으면서 신용거래 이용시 업계 최저 수준인 5.0%의 금리를 적용받거나 1년 월정액 1만9900원에 온라인·모바일 주식거래 무제한 혜택 중에 선택할 수 있다.

현대증권은 오는 31일까지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스타트에이블’ 또는 현대증권 홈페이지를 통해 비대면 계좌를 개설한 고객에게 5년간 온라인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적용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오는 11월까지 메리츠 비대면 전용앱으로 계좌를 만든 신규고객에게 개설시점부터 1년간 주식거래 수수료를 완전 면제하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LIG투자증권은 올해 연말까지 비대면계좌 개설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7년 동안 주식 매매거래 수수료를 면제하는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7년 수수료 무료는 업계 최장 수준이다.

증권사들의 수수료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과거엔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시장에서 치열했다면 최근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로 영역을 넓혀 무료 수수료 경쟁에 나서고 있다. MTS 시장은 2009년 이후 꾸준히 성장하면서 2016년 현재 거래대금 기준 3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HTS 비중은 82.1%에서 57.2%로 감소했다.

MTS 시장의 급성장이 모바일 시장에서 증권사들의 무료수수료 이벤트 경쟁을 촉발시킨 셈이다. 또 지난 2월 비대면계좌 같은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면서 이를 계기로 타사 고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을 펴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이 출혈 경쟁을 벌여서라도 고객 확보에 몰두하는 것은 확보한 고객을 토대로 상품·서비스 판매에 나설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대부분은 주식거래수수료를 매우 낮게 책정하고 있지만 신용융자, 주식담보대출 등의 이자는 최대 13% 까지 고리(高利)를 떼고 있다.

즉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저렴한 수수료로 고객을 확보한 다음 높은 이자를 적용한 대출과 연계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지타산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증권사들의 이벤트 경쟁이 치열해지면 결국 업계 전체로 볼 때는 제 살 깎아먹기식 과당 경쟁이 될 수 밖에 없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모바일 시장이 성숙해져 신규고객의 유입이 적고 타사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비중이 높아질수록 무료수수료 이벤트의 실효성은 수수료에 민감한 일부 고객에 한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마케팅이 무료수수료에만 치우치기보다는 독창적으로 개발한 신규 서비스를 잠재적인 고객들에게 알리는 방식이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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