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초구 삼성그룹 서초사옥에서 직원이 출입문을 오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정치권에서 대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급진적인 법안이 나올 확률이 높아지면서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특히 삼성전자가 분할 행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경영권 승계 진행을 위해 주주친화정책을 펼쳐 여론을 설득한 것이란 시각도 따른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내년 대선 준비가 본격화되면 야당은 물론 여당도 대선 쟁취를 위해 다소 급진적인 법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고, 현재 야당이 국회를 과반수 이상 차지했다는 점에서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무한정 미루기 힘들어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20대 국회에서 야당은 재벌기업의 지배구조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대부분 대기업이 계열사 간 ▲상호출자 ▲오너일가 지분 증여 ▲금산 분리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에서 자유롭지 않은 가운데 자사주의 의결권 제한, 상속세 또는 증여세법 규제 강화 등의 핵심은 삼성그룹으로 향하고 있다.

윤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와 4차례 진행된 특별 자사주 매입, 삼성전자의 주가 강세 이후 지배구조 개편의 종착지인 삼성전자 분할이 초미의 관심사”라며 “삼성SDS 인적분할과 삼성중공업 유상증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이 마무리되면 지배구조개편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삼성이 최종 지배구조개편 과정에서 주주와 정부, 정치권, 여론을 설득하고 3세 경영 아래 향후 전망을 어떻게 제시하는 지가 지배구조개편을 준비 중인 다른 기업에도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5년 주주친화정책을 발표했다. 특별자사주 11조3000억원 매입·소각 이후 배당성향 16.4%를 기준으로 했을 때 지난해 순이익 대비 주주환원율은 76.9%에 달한다. 지배구조개편을 앞두고 삼성전자는 어닝서프라이즈를 시현 중이다.

그는 “SK와 SK C&C처럼 지배구조개편의 정당성을 위해 삼성전자는 분할 이후 삼성전자의 미래 청사진과 적극적인 주주 친화정책을 동시에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대차그룹과 한화, CJ, 롯데 등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지 않은 대부분의 재벌 기업은 삼성의 최종 지배구조 개편과 결과를 살펴본 후 경영권 승계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보여준 적극적인 행보를 고려하면 주주친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요구는 높아질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편을 준비 중인 기업은 재편을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해 주주총회에서 일반 주주의 절대적인 지지를 필요로 할 것이다.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은 이후 대기업의 주주친화정책에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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