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17일 일각에서 제기되는 회사 매각 관측을 강하게 부인하고, 오히려 한화투자증권보다 덩치가 큰 매물에 대한 인수 관심을 보였다.

또한 상반기 2000억원 가까이 손실을 낸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해서는 시장 급변에 대한 대비와 조치를 통해 지난 6월부터 수익이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 사장은 이날 여의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얼마 전까지 한화그룹에서 인수합병(M&A)을 총괄하는 수장이었다”며 “제가 아는 한화투자증권 회사 매각은 없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반대의 경우(인수)는 고민을 해봐야겠다”며 “저는 M&A에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많은 회사를 인수했고 흡수합병했다”고 강조했다.

여 사장은 특히 비슷한 규모의 회사보다는 덩치가 훨씬 큰 회사에 대한 인수가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증권사는 제조사와 달리 사이즈 100의 회사와 100의 회사가 합병해서 200 이상의 효과를 내기가 어렵다”며 “증권사 인수합병은 적어도 100의 회사가 400의 회사를 인수하는 게 가장 아름다운 M&A가 된다”고 역설했다.

여 사장은 구체적으로 “하이투자증권이나 그만그만한 회사의 인수합병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실제 성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그룹과 협의를 해야 하겠지만 제가 알고 있는 한 그룹도 꽤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 사장은 상반기 세전 손익 기준으로 1894억원 영업손실을 낸 주요 원인인 ELS의 대규모 운용 손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ELS는 개별 주식 가격이나 주가지수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이다. 자산을 우량채권에 투자해 원금을 보존하고 일부를 주가지수 옵션 등 금융파생 상품에 투자해 고수익을 노린다.

여 사장은 “반기 대규모 적자의 원인은 ELS 영향으로 발생한 운용손실 약 900억원과 지난 6월 말에 ELS 평가기준을 변경하면서 일시에 인식된 손실 약 1000억원 때문”이라며 “하지만 ELS 운용 손실을 제외하면 상반기 세전 이익은 플러스 37억원으로 2014년부터 현재까지 흑자기조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 ELS 운용 손실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 우려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라며 “이제는 다 잡았다. ELS 운용과 조직정비, 시스템 보완 등 필요한 조치를 마쳤고, 그 결과 지난 4월부터 ELS 운용 손실이 축소되기 시작해 지난 6월에는 9개월 만에 ELS 운용에서 흑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손실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던 시장 급변 상황에서의 불완전 헤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ELS 평가기준을 변경했다”며 “과거에는 모든 ELS를 대표변동성 하나로 평가했지만 이런 방식은 ELS 가치를 정교하게 평가하고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1월에 각 지수대의 변동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변경했고 전문인력 확보와 시스템 구축 등으로 지난 6월에야 완료됐다”며 “이제 업게 최소 수준의 인력과 시스템을 갖춰 앞으로는 시장이 급변해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 사장은 올해와 내년 실적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숫자를 이야기 못하지만, 지난 7월부터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됐다”고 언급했다.

임직원에게 자사주 매입 부담을 주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에 대해선 “임직원들에게 어떤 부담이나 강요도 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임직원들이 스스로 평가하고 판단할 것이고,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불이익이나 간섭, 경고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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