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회사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 현황 자료. 출처=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기업들이 온라인을 통해 투자자금을 받을 수 있는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이 절반의 성공률을 나타냈다. 22개 프로젝트 중 목표금액을 100% 이상 확보한 곳은 12건이 그쳤다.

증권업계는 크라우드펀딩의 이같이 저조한 성적에 대해 시장 초기 적응단계라는 점과 낮은 투자금 상한선 규제가 주요한 원인이라고 꼽았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크라우드 펀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5개 중소형 증권사들이 22개 프로젝트를 수행해 12건의 프로젝트가 성공했다. 투자 성공률은 54.6%였다. 나머지 10건은 목표금액의 0%에서 많게는 26.8%를 채우는 데 그치며 실패로 돌아갔다.

같은기간 증권사들이 진행한 프로젝트의 목표금액은 35억896만원으로 이 가운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목표치의 65%인 22억7945만원을 모금했다.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은 금융권 대출을 받기 어려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기업들이 온라인을 통해 다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증권을 발행해 사업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지난 1월 25일 출범했으며 크라우딩 중개업체로 코리아에셋투자증권·IBK투자증권·키움증권·유진투자증권·KTB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를 비롯해 총 13개사가 경쟁하고 있다.

목표금액 100% 이상을 끌어 모은 프로젝트는 5곳에 불과했다. 이중 가장 높은 성과를 거둔 프로젝트는 지난 4월 IBK투자증권이 진행한 영화 ‘인천상륙작전’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집 일주일 만에 314명의 투자자로부터 목표금액 5억원을 뛰어넘는 5억8050만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인천상륙작전 크라우드펀딩의 손익분기점은 관객 500만명으로 이를 초과할 경우 투자자는 5.6%의 수익을 얻는다. 이후 관객 10만명이 증가할 때마다 수익은 1%포인트씩 증가한다. 관객수가 990만명을 초과하면 투자금 대비 54.6%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지난 3월 16일 중개업자로 등록한 뒤 지난 5일까지 16건의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프로젝트가 마무리된 12곳 가운데 7곳은 목표금액 8억5146만원 대비 60.3%에 해당하는 5억1326만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 4곳은 현재 청약이 진행 중이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3월 16일 등록 이후 10건의 펀딩을 추진했다. 뮤지컬 페스트와 농업회사 라팡의 상환전환우선주 펀딩 등 현재 진행 중인 2건의 프로젝트를 제외하고, 8건 중 4건이 투자에 성공했다. 18억4750만원의 목표금액 중 66.3%에 해당하는 12억2516만원을 유치해 5곳 증권사 중 최대 모금액을 기록했다.

이밖에 키움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6월 15일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 등록을 마쳤다. 키움증권은 현재까지 2건의 펀딩을 진행했고, 1건을 성공시켰다. 유진투자증권은 모바일게임 광고업체 더원씨앤씨코리아의 신주발행 프로젝트를 진행해 목표금액의 87%인 5240만원을 채우며 투자에 성공했다.

지난 7월 7일엔 케이티비투자증권이 크라우드 펀딩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스틱형 티백 제조 스타트업 기업인 티레모의 주식 공모를 진행 중이다. 펀딩 목표금액은 2억4999만원으로 현재 11명의 투자자가 934만5000원을 투자했다. 청약마감일은 오는 9월 9일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크라우드펀딩의 저조한 성적표에 대해 시장 초기 적응단계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과 관련 규제에 따른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올해 1월 25일 시행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일반 투자자는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에 기업당 연 200만원을 투자할 수 있다. 총 투자는 연 500만원 이내로 제한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 시장 초기다보니 무르익을 때까지 시간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며 “크라우드펀딩이란 투자 방식이 투자자들에게 익숙지 않고 1인당 투자 한도가 적어 충분한 투자 금액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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