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김승민 기자] 증권사들의 경쟁적인 ‘저축은행 모시기’가 이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저금리에 점점 수익성이 커지고 있는 ‘주식 신용거래융자 사업’을 더욱 확대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최근 대한제당의 계열사인 TS저축은행 주식 100%를 885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키움증권은 이번 인수의 목적으로 지역 영업망 확대를 내세웠다. 하지만 증권가의 시각은 다르다. 주식 신용거래융자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저축은행을 인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시중금리가 워낙 낮아 증권사들도 연 2% 미만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주식 신용거래를 원하는 고객들에게 자금을 빌려주면 연 7~9%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워낙 신용거래융자 금리가 높아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를 0% 가까이 낮춰도 남는 장사인 셈이다.

문제는 금융당국의 레버리지 규제다. 증권사들의 신용융자에는 한도가 있다. 증권사는 최대 자기자본 대비 100%까지만 개인투자자에게 신용 융자할 수 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들이 주식거래 수수료를 면제해 주면서까지 온라인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는 대신 신용거래 융자에서 이윤을 남기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키움증권은 워낙 많은 개인투자자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어 신용융자 수요를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며 “계열 저축은행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키움증권은 서울 여의도 본사 영업부를 제외하면 오프라인 지점이 한 곳도 없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유망 비즈니스로 꼽히는 자산관리 영업을 하려면 오프라인 지점이 필요한데,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이 고민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대신증권과 유안타금융그룹도 이미 몇 년 전 저축은행을 사들인 바 있다.

2011년 저축은행 3곳을 한꺼번에 인수하며 대신저축은행을 출범시킨 대신증권은 꾸준한 현금창출이 가능한 대출업으로 증권사의 높은 변동성 문제를 해결한 사례로 꼽힌다.

2014년 동양증권을 인수한 대만 유안타금융그룹은 지난해 한신저축은행을 추가로 사들였다. 최근 높은 수익성으로 각광받고 있는 부실채권 거래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계열 저축은행까지 두면 종합금융그룹이라는 인식을 고객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며 “이는 회사 평판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