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잭 더 리퍼> 포스터.

기간:2016/07/15 ~ 2016/10/09

장소:디큐브아트센터

출연:류정한, 엄기준, 카이, 김준현

극의 시작과 함께 등장한 런던 강력계 수사관 앤더슨은 코카인을 흡입하며 타자기로 ‘잭 더 리퍼’ 살인사건에 대한 사건보고서를 작성한다. 그러다 작성한 문건을 담뱃불로 태워 버리고 해당 사건에 대한 독백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런던은 정체불명의 연쇄 살인범이 매춘부만 끔찍하게 살해하는 사건으로 들썩이고 있다. 본래 앤더슨은 사건의 잔인함을 고려해 조용히 이 사건을 해결하려 했지만, 런던 타임즈의 기자 먼로가 코카인 중독자인 앤더슨의 약점을 잡으면서 일이 꼬이게 된다. 이 와중에 네 번째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살인자의 이름이 잭이라는 걸 알고 있는 다니엘에 접근한다.

런던을 공포로 물들인 잔혹한 살인극의 재해석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어지럽게 뒤섞이는 욕망

미국에서 온 의사인 다니엘은 2년 전 장기이식 연구를 위해 잭이라는 남자에게 의학실습용 시체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런던 사창가로 왔다가 글로리아라는 매춘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글로리아는 잭이 정체를 경찰에 밀고해 현상금을 타고 다니엘과 함께 미국으로 향하려 한다.

그러나 글로리아의 정보를 가지고 현장을 덮친 경찰은 허탕만 치고, 글로리아는 잭에 의해 감금당한다. 글로리아는 겨우 잭에 손아귀에서 탈출하지만 그 과정에서 심한 화상을 입고, 매독마저 걸리게 된다. 

잭은 경찰의 총에 맞은 뒤 실종되고, 다니엘은 장기이식을 통해 글로리아를 살리기로 결심하고 장기를 구할 수 있는 시체를 찾아 나선다. 그러나 쓸 만한 신선한 시체를 찾을 수는 없었다. 이때 홀연히 잭이 나타나 자신의 살인을 도우면 장기를 주겠다는 거래를 제안하고 다니엘은 이를 수락한다.

살리려는 자와 죽이려는 자 그리고 추적자

자신의 지하실험실에서 앤더슨에게 위 사실을 밝힌 다니엘은 잭의 오늘밤 살인계획도 전한다. 먼로는 특종 잡을 준비를 하고, 앤더슨은 매춘부 하나를 미끼로 삼는 함정수사를 계획한다.

하지만 미끼로 삼을 만한 매춘부가 없어 앤더슨의 과거 연인이었던 매춘부 폴리를 이용하기로 한다. 그러나 잭은 약속한 시간에 나오지 않고, 초조해진 다니엘은 폴리가 앤더슨의 연인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그녀를 죽인다.

한편 지하 연구실에 돌아온 뒤 자신의 손에 피를 묻혀 버린 데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잭을 찾던 다니엘 앞에 잭이 갑자기 나타난다. 잭은 다니엘에게 자신의 정체와 지금까지 살인사건에 대해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게 되는데…

창작에 가까운 원작 개작으로 역수출된 작품

뮤지컬 <잭 더 리퍼>는 원작 그대로가 아닌 창작의 가까운 개작을 통해 탄생했으며, 일본으로 성공적으로 역수출된 성과를 이룬 작품이기도 하다. 체코의 원작자들이 국내 공연을 본 후 “한국의 〈잭 더 리퍼〉를 체코에서 공연하고 싶다”며 “원작을 뛰어넘은 세기의 걸작”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잭 더 리퍼>의 각본가는 각색 시 당시 시대상이나 ‘잭 더 리퍼’에 대한 소문을 최대한 반영하고자 자료수집에 노력했다. 그 결과 당대 대중과 매체가 살인이라는 자극적 소재에 얼마나 민감한지 알게 돼, 사건을 갈망하는 잔인하고 삭막한 민중과 그 요구에 충성스러운 언론의 모습이 극중에 삽입됐다.

<잭 더 리퍼>의 핵심 줄기가 ‘잭’이라는 정체불명 살인마가 연루된 살인사건 수사이면서, 극의 주제는 인간미와 낭만을 상실한 현대사회에 대한 비판인 배경이다. 이같은 점이 <잭 더 리퍼>의 성공적인 각색의 요인으로 꼽힌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