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 속 주주들 어떤 의견 낼까 ‘관심’

▲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사장.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한화투자증권의 ‘유상증자 승인’ 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본사 사옥을 팔아 치우고 여승주 사장이 떨어지는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 직접 나서 자사주를 사들이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황이지만, 매각설이 흘러나오는 등 안팎으로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열리게 된 주총에서 3분의 2가 넘는 지분을 보유한 소액주주들이 별 말 없이 유상증자 안건을 통과 시켜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오는 20일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대한 주주들의 승인을 얻기 위해 임시주총을 개최한다. 유상증자의 목적은 영업 경쟁력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이다.

주관사에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주총에서 승인이 이뤄지면 이사회를 통해 세부 내용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액면미달발행은 주총에서 특별결의 통과가 요구되는 탓이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한화투자증권의 소액주주 지분율은 67.37%에 달한다. 최대주주는 한화첨단소재로 16.02%를 보유 중이다. 우리사주조합은 0.91%의 지분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의 최저발행가액은 2245원으로 액면가(5000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유상증자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9일 장중 한화투자증권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 넘게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주가 하락이 지속되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상증자 발표와 비슷한 시기 여 사장은 자사주를 사들이며 주가 방어에 나섰다. 총 네 번의 장내 매수를 통해 4만주를 확보했으며 0.05%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여 대표의 이같은 적극적 행보에도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한화투자증권의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회사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뒤 매각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5월 본사 사옥을 1327억원에 한화손해보험에 매각하면서 이같은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제는 실적이다. 현재의 성적으로는 회사가 매물로 나오더라도 인수자가 나타나기 힘든 실정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에만 913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기간 당기순손실도 659억원이나 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발행이 급증한 해외지수연계 ELS 운용손실 때문이다. 당시 한화투자증권은 중위험·중수익 상품의 수요 증가와 지수형 ELS 안정성에 대한 신뢰 상승 등 시장 상황을 보고 자체 헤지 ELS 발행잔고를 1조9000억원까지 늘렸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이후 해외시장의 급변에 따른 대응에 실패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봤다.

이에 한화투자증권은 ELS 자체헤지 손실을 해결하고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담당 본부장과 임원을 교체했다. OTC운용과 리스크 관리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향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매각설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잘라 말했다. 주총 안건에 대해서도 “결과를 기다는 상황”이라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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