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확대 되겠지만…“기술 구분해 투자해야” 우려도

▲ ‘포켓몬 고’ 유저들이 지난 14일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에서 게임에 빠져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닌텐도의 모바일게임 ‘포켓몬 고(Pokemon Go)’ 열풍에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과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가 춤을 추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 일각에선 포켓몬 고 게임의 기반인 AR 기술은 VR과 큰 차이가 있는데, VR 관련주에까지 투자자들의 돈이 몰리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더욱이 국내 업체들은 AR기술이 미미하다는 점에서 투자에 신중을 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R 관련주’로 분류되는 팅크웨어의 주가는 지난주에만 22.4%나 상승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주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11일 1만1400원이었던 팅크웨어의 주가는 지난 15일 1만3950원까지 올랐다.

또 다른 AR 관련주인 아이오케이의 주가도 같은기간 1180원에서 1280원으로 8.5% 상승했다. 포켓몬 고 인기에 ‘VR 관련주’들까지 신이 났다. ‘VR 관련주’로 분류되는 나무가의 주가는 이 기간 5만6200원에서 6만6500원으로 일주일 새 18.3%나 치솟았다.

코렌의 주가도 5350원에서 6040원으로 12.9%, 이랜텍의 주가도 6320원에서 6800원으로 7.6% 상승했다. 에스코넥 주가도 1.0%(9950→1만50원) 올랐다.

포켓몬 고는 닌텐도의 대표작인 ‘포켓몬 시리즈’를 바탕으로 만든 증강현실 모바일 게임이다. 위치정보시스템(GPS)과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해 게임 유저가 현실 특정 장소를 돌아다니면서 포켓몬을 실제로 수집하고 육성할 수 있도록 했다.

포켓몬 고는 지난 6일 출시된 후 7일 만에 1억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재 미국 iOS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게임 매출순위 1위에 등극했다. 게임 관련 블루투스 장비인 ‘포켓몬 고 플러스’는 닌텐도 스토어에서 출시 즉시 매진됐다.

증권가에서는 포켓몬 고의 인기에 힘입어 일단은 AR·VR기술 관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켓몬 고의 흥행을 통해 유저들이 게임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는 AR이나 VR 등 신기술에 대해 매우 목말라하고 하고 있다는 점이 증명됐다”며 “기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바라보던 시각보다 더욱 빠르게 AR과 VR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평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AR과 VR게임은 폭발적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플랫폼으로도 개발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플랫폼의 개발도 촉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AR과 VR 관련주를 엄밀히 구분해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 관심은 VR 기술이었지만 포켓몬 고의 성공으로 오히려 AR이 화려하게 재조명 받게 됐다”며 “포켓몬 고는 AR 기술이 구현된 게임이며, VR 기술을 적용한 게임과 상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켓몬 고의 흥행 비결은 기존에 시장 주목을 받았던 VR의 단점을 극복한 AR 기술에 있다”며 “포켓몬 고가 큰 유행을 끄는 이유도 VR처럼 값비싼 장비가 필요 없고 어지러움이 많지 않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VR기술 관련주의 주가 움직임에 대해 보수적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VR 게임은 어지러움 문제로 수익화가 단기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어지러움증 해소를 위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변화는 2017년 이후에 가능할 것이다. 의미 있는 VR게임의 시장 확대는 그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성빈 교보증권 연구원 역시 “관련 국내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미래 시장에 대비하는 수준으로 해외 업체들에 비해 퀄리티는 다소 떨어지는 상황”이라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이제 막 큰 열풍이 불고 있는 만큼 관련 업체들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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