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태양광 사랑, 대한민국 신에너지 사업 이끈다

[파이낸셜투데이=한종해 기자] “한화그룹은 지난 5년간 남다른 사명감으로 태양광 사업에 매진해왔다. 태양광 사업은 인류 미래를 위해 장기적인 시각으로 고민하고 육성해야 할 사업이다.” 최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밝힌 태양광 사업에 대한 포부다. 바야흐로 태양광은 한화그룹의 핵심 미래 먹거리다. 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이끄는 한화큐셀은 셀 생산 분야 세계 1위로 거듭났다. 김승연 회장의 뚝심 경영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태양에너지는 재생에너지 중 가장 유효한 온실가스 감축수단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지난 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전력생산 중 태양광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말 1.2%에서 2030년에는 8~13%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17일 미국의 시장조사회사 IHS에 따르면 올해 세계 태양광 시장은 약 67.1GW로 지난해 57.3GW에 비해 약 1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0년 약 20GW에 비하면 3배 이상 시장이 확대된 셈이다. GW, 즉 기가와트는 10억 와트(W)와 동일한 단위로, 전력을 표현하는 데 사용된다. 와트는 1초 동안에 소비하는 전력 에너지를 말한다.

◆세계는 지금 태양광 각축전

전 세계 각국은 태양광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태양광 발전 시장은 현재 미국-중국-인도 등 3국이 주도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태양광 시장 성장 속도는 눈부실 정도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중국 태양광 시장은 2015년 전년 대비 55% 증가한 18.3GW. 지난 1분기만 따져 봐도 15GW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2020년까지 목표치인 150GW에 가까운 보급을 달성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한화그룹 본사. 사진=뉴시스

미국 역시 투자세액공제제도 연장 등 태양광 시장 확대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신재생에너지 지원 법안을 5년 연장했다. 이에 따라 미국 태양광 시장은 2020년까지 5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태양광 시장도 급성장 중이다. 모디 인도 총리는 2022년까지 인도에 100GW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국제사회는 이에 주목했고, 세계은행이 인도 태양광 발전 프로그램에 10억달러 차관을 제공하기로 하면서 모디 총리의 꿈은 실현을 앞두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의 태양광 시장 발전은 다소 더딘 편이다. IHS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태양광 시장 전망치는 1GW로 세계 태양광 시장의 1.5%에 불과하다. 하지만 향후 발전 가능성은 희망적이다. 정부가 에너지 신사업에 42조원을 투입하기로 했고, 한국의 태양광 시장을 이끌고 있는 한화그룹의 계열사 한화큐셀이 폭풍 성장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큐셀, 4분기 연속 흑자 기록…대형 수주 이어져
국내 기업 잇따른 사업철수, 한화그룹 나홀로 투자지속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은 계열사 한화케미칼이 2010년 8월 세계 4위권 태양광 모듈 업체인 ‘솔라펀 파워폴딩스’ 의 지분 49.9%를 4300억원에 인수, 한화솔라원으로 출범시키면서 본격 시작됐다. 같은 해 10월 한화케미칼은 미국 보스턴에 있는 태양광 기술 개발회사인 ‘1366테크놀로지’의 주식 1000만주를 500만달러에 인수했다. 2011년 9월에는 미국 크리스탈솔라원루프에너지의 지분도 인수했다.

특히 지난 2012년 세계 3위의 태양전지 제조사인 독일 큐셀 인수는 한화그룹이 태양광 사업에 큰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한화그룹은 이 회사와 한화솔라원을 지난해 2월 통합해 한화큐셀로 출범시켰다. 이후 2013년에는 전남 여수 산업단지에 1만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준공했으며 최근에는 충북 진천 산수산업단지 내 한화큐셀 태양광 셀공장을 오픈했다. 이 공장은 현재 2·3단계 공장 증설을 추진 중이다.

시련도 있었다.

2010년을 전후로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국내 태양광 사업 침체기가 도래하면서 고된 시련의 시기를 지나야 했다.

한화큐셀 전신인 한화솔라원도 업화 부진에 2011년부터 4년 내리 적자를 냈다. 당시 태양광 사업에 뛰어든 국내 여러 대기업들은 앞다퉈 사업을 접었다. 삼성SDI는 유가가 최저치로 폭락한 2014년 말 사업 철수를 선언했고,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1월 미국 태양광전지 제조사인 헬리오볼트를 매각하며 한 발 뒤로 물러섰다. GS그룹도 지난해 2월 STX에너지 지분 64.39%를 5649억원에 인수한지 1년10개월만인 지난해 11월 태양광, 해외자원개발 사업에서 손을 뗐다.

한화그룹은 달랐다. 김 회장은 태양광 사업의 가능성을 확신하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뚝심있게 투자를 이어나갔다. 그는 2011년 10월 한화그룹 창립기념일 행사에서 기념사를 통해 “태양광과 같은 미래 신성장 사업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해 그룹의 새 역사를 이끌 소중한 토대로 키워가야 한다”며 “당장 눈앞의 이익이나 불확실한 사업 환경에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 ‘해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묵묵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룹 성장동력 최전선에 아들 배치

김 회장은 그룹의 신성장동력 사업인 태양광 사업에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를 경영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김 전무는 세걔적인 기업인들과 석학들이 모이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화는 태양광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믿음과 ‘태양광을 통해 인류의 미래에 이바지하겠다’는 김승연 회장의 철학에 따라 앞으로도 에너지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확고한 경영의지에 따라 한화그룹은 극심한 태양광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1조원에 가까운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며 태양광 사업을 집중 육성해 왔다.

그 결과 한화큐셀은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한화큐셀은 올해 1분기 매출액 5억1490만달러(약 6081억원), 영업이익 5670만달러(약 671억원)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2750만달러(약 325억원)를 올렸다.

지난해 2월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 합병 이후 비용절감 효과와 대규모 수주 등이 반영되며 실적 개선을 이룬 것. 지난해 1분기 365%였던 순차입금비율도 올 들어 133%포인트 하락한 231.8%로 나타났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4월 미국 전력기업인 넥스트에라에너지와 1.5GW 모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단일 모듈 공급계약으로는 사상 최대다. 넥스트에라에너지에 대한 모듈 공급은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됐다. 또 지난해 7월과 올해 2월에는 인도 아다니그룹과 총 120MW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급 계약도 맺었다. 최근에는 유럽과 일본의 지붕형(Roof-Top) 시장과 미국·태국·칠레·중남미의 대규모 발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 계열사 인수 성공적 마무리, 날개 단 화학·방산
재계순위 8위로 껑충, 세계 일류기업 발판 마련

이미 중국, 말레이시아에 태양광 셀과 모듈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한화큐셀은 증가하는 세계 수요에 발맞춰 말레이시아와 한국에 모듈 생산 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독일 탈하임에 위치한 기술혁신센터를 중심으로 중국, 말레이시아, 한국을 아우르는 태양광 연구개발(R&D) 네크워크도 구축한 상태다.

김 회장의 뚝심 경영의 결과는 화학과 방산사업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국내 다른 기업들은 방산 부문에서 손을 떼고 있지만 한화그룹은 매물로 나온 기업들을 줄줄이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한화테크윈(옛 삼성테크윈), 한화탈레스(옛 삼성탈레스)에 이어 올해 한화디펜스(옛 두산DTS) 인수를 마무리 지으며 글로벌 방산기업 24위로 뛰어 올랐다. 현재 한화그룹 방산사업의 전체 매출 규모는 4조2000억원 규모. 국내 1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1962년 창립된 한국화약으로 출발, 지금에 이르고 있다. 김 회장이 방산사업에 특별한 관심과 애착을 갖는 이유다.

한화는 기존 탄약·정밀유도무기 중심에서 지난해 6월 한화테크윈·한화탈레스 인수를 통해 자주포, 항공기, 함정용 엔진, 레이더 등의 방산전자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또 한화디펜스 인수로 기동·대공무기체계, 발사대 체계, 항법장치까지 영역을 넓혔다.

지난 60여년간 한화그룹 성장의 기반이 돼 온 석유화학 사업에서도 김 회장의 경영 능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방산과 화학 시너지 창출

한화그룹은 지난 2014년 11월 삼성그룹의 4개 계열사를 인수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대상은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 등 4개사로 방위사업 회사인 삼성테크원과 삼성탈레스는 각각 한화테크윈, 한화탈레스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화학 회사인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은 각각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로써 한화그룹의 석유화학 부문 매출액은 약 19조원에 이르게 됐다.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에틸렌 생상규모는 연간 291만톤으로 세계 9위다. 나프타 대량 구매를 통한 원가 경쟁력 제고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화그룹은 재계순위도 많이 올랐다. 2014년 자산 규모 38조원으로 재계 10위였던 한화그룹은 삼성그룹 계열사를 인수한 지난해 자산이 55조원으로 급증하면서 재계순위 8위(공기업 제외)로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비즈니스 매거진인 포춘지가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에 선정되면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까지 보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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