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투데이=김승민 기자] 중국 투기꾼들이 다시 상품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 4월 철광석 등 주요 상품의 투기를 주도하다 당국의 단속에 철퇴를 맞았던 이들이 브렉시트 이후 계란 등 농산품과 은을 비롯한 귀금속에 올인하고 있다.

8일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다렌 상품거래소와 상하이 선물거래소, 정저우 상품거래소의 상품거래 규모는 지난 6월 이후 한 달 동안 90%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6일에도 계약 5150만건, 1730억달러(약 200조4377억원)어치가 체결됐다.

이들 거래소의 상품 거래 규모는 지난 4월 22일 8060만건 계약, 2610억달러(302조3945억원)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6월 중순 8000만달러(약 926억9800만원)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중국 당국이 투기꾼들이 주도하는 상품 시장의 버블 형성에 맞서 대대적인 단속을 펼치고 수수료 인상을 예고한 결과다.

규제 당국의 단속에 된서리를 맞았던 이들이 다시 상품 시장에 몰리는 것은 ▲각국의 중앙은행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금융완화에 나서고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기준금리 인상을 미룰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바오쳉 퓨처스의 천샤오용 애널리스트는 “중국 상품시장에서 거래규모가 급증한 것은 브렉시트 때문”이라며 “투자자들은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융완화 가능성을 높이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투기꾼들이 브렉시트 이후 다시 올인하는 상품은 ▲계란‧콩‧평지씨 등 농산물 상품 ▲금‧은을 비롯한 귀금속 등이다. 지난 6일 다렌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계란의 가치는 무려 16억달러(약 1조8537억원)에 달했다.

이들이 주도하는 최근 상품거래는 거래 규모 급증에도 미결제 거래잔고는 상대적으로 변하지 않는 특징을 보여준다. 이는 단기적이고 투기적인 거래의 속성을 보여준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천 애널리스트는 “상품 거래규모는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뒤 5월과 6월 잇달아 하락했다”며 “하지만 (이 시장이 달아오를) 기초여건이 형성되면서 다시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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