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정시진 기자] 범(凡) 삼성가의 ‘적통’ CJ그룹이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을 내세워 그룹의 ‘뿌리’를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최근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삼성그룹과 경쟁을 펼친 뒤라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J는 최근 문을 연 CJ제일제당센터 1층 로비에 가로 55㎝, 세로 70㎝크기로 이 회장의 홀로그램 흉상을 설치했다고 지난 7월 19일 밝혔다. 다른 한편에는 나무에 여러 대의 LCD 모니터를 설치해 이 회장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물을 틀어놓고 있다.

이 영상물은 고인의 생전 모습과 고인이 수집해 지금은 호암미술관 등에 있는 수묵화와 붓글씨 등을 합성해 제작됐다.

CJ 측은 “디지털헤리티지관이 사원들에게 CJ그룹의 뿌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현실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CJ 쪽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CJ 관계자는 “CJ그룹은 예전부터 고 이 회장의 유지를 잘 이어가려는 문화가 존재했다”며 “CJ의 사옥 대부분에 이 회장의 생선 모습을 담은 역사관이 있으며 이번에 문을 연 디지털헤리티지관은 좀 더 미래지향적인 모습으로 구현됐다는 점만 다르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CJ는 이전부터 그룹의 뿌리가 이 회장에게 있다는 점을 줄곧 강조해 왔다. CJ 본사 에도 이 회장의 좌상이 있으며, 그룹 연수원인 CJ인재원에도 고인의 흉상이 있다.

고 이병철 회장은 1938년 삼성상회를 세워 삼성그룹의 토대를 마련한 뒤 1953년에는 현재 CJ그룹의 모태인 제일제당을 설립했다. 이후 제일제당은 맏아들인 이맹희 회장을 거쳐 장손인 이재현 CJ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가고 있지만, 삼성그룹은 삼남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게 돌아갔다.

한편 CJ제일제당센터에는 CJ푸드빌·프레시웨이 등 CJ의 식품 관련 계열회사를 비롯해 물류회사인 CJ GLS가 입주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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