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부채 비중 97.3%…10大그룹 상장사 중 ‘최고’

[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GS홈쇼핑이 지고 있는 빚 가운데 거의 대부분인 97.3%가 1년 안에 갚아야 할 돈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수치는 부채의 성격이 일반 기업과 다른 금융사를 제외한 국내 10대 그룹 소속 상장사들 중 가장 높은 것이다.

25일 <파이낸셜투데이>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국내 10대 그룹 소속 88개 상장사 중 금융업체 13개사를 제외한 75개사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GS홈쇼핑의 올해 1분기 말(3월 31일) 기준 총 부채 가운데 유동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97.3%로 조사 대상 기업들 중 가장 높았다.

유동부채는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채무를 의미한다. 이 때문에 유동부채가 많으면 많을수록 당장 갚아야 할 빚이 많다는 의미로 기업에게는 부담이 된다. 유동부채에는 외상매입금과 지급어음, 금전채무, 일반적으로 기한 1년 이내의 단기차입금, 미지급금, 미지급비용, 선수금, 예수금, 충당금 등이 포함된다.

즉, GS홈쇼핑의 부채가 1000원이라면 이 중 대부분인 973원은 상환 기간이 채 12개월도 남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GS홈쇼핑 관계자는 “유통업의 특성 상 부채 대부분이 상품 매입 대금이어서 유동부채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고, GS홈쇼핑은 외부 차입금도 전혀 없다”며 “총 부채 중 유동부채 비율이 높다는 것은 오히려 고정 부채가 적어 재무건전성이 좋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일기획과 포스코켐텍의 전체 부채 가운데 유동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96.7%, 95.0%로 높았다.

이밖에 ▲실리콘웍스 94.8% ▲LG화학 94.7% ▲SK컴즈 94.7% ▲멀티캠퍼스 93.6% ▲현대모비스 90.3% ▲포스코엠텍 90.0% ▲삼성전자 89.9% 등이 유동부채 비율 상위 10개사에 꼽혔다.

반면 SK그룹의 지주사인 ㈜SK의 경우 이 비율이 25.7%로 가장 낮았다. 그 다음으로도 SKC(28.5%)와 SK이노베이션(32.9%), SK텔레콤(36.0%) 등 SK그룹 소속 계열사들의 유동부채 비율이 낮게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현대제철 37.4% ▲대한항공 38.8% ▲㈜GS 41.0% ▲롯데하이마트 41.8% ▲한화케미칼 42.5% ▲롯데제과 42.7% 등이 유동부채 비율 하위 10개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함께 10대 그룹 전체 총 부채 가운데 유동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61.7%로 나타났다. 또 10대 그룹 소속 상장사들의 유동부채와 총 부채는 모두 증가세를 보이면서 각각 190조원, 300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유동부채보다 부채의 증가율이 높아 유동부채 비중은 다소 떨어졌다.

조사 대상 기업들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유동부채는 191조1612억원으로 전년동기(188조1946억원) 대비 1.6%(2조9666억원) 증가했다. 부채 역시 309조9425억원으로 같은기간(299조9912억원) 대비 3.3%(9조9513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부채 중 유동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62.7%에서 1.0%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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