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대어급 공모주가 대기 중인 주식 시장에서 하반기 ‘해태제과 흥행’이 재연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는 지난달 열린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 264.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2조3317억원의 청약 증거금을 끌어 모았다.

당장 투자자들의 이목은 상장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호텔롯데로 쏠리고 있다. 호텔롯데 공모물량은 4785만5000주로 희망공모가는 9만7000~12만원이다. 공모예상금액은 최대 5조7426억원에 이른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미국 건설장비 자회사인 두산밥캣 역시 하반기 상장을 앞두고 있다. 공모 규모는 1조원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시가총액은 최대 4조원대가 될 전망이다. 두산밥캣은 미국과 국내 증시 상장을 저울질하다 지분 75%를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차입금 축소를 위해 코스피 진입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의 바이오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11월 상장을 계획중이다. 공모금액은 3조원, 시총은 10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상장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JP모건 등 5개사를 선정했다.

이외에도 시총 10조원으로 예상되는 모바일게임 업체 넷마블게임즈와 코스닥 시총 1위 기업인 셀트리온의 자회사 헬트리오헬스케어, 하림 지주사인 제일홀딩스, JW생명과학, CJ헬스케어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공모주 시장에서 해태제과만 대박을 터뜨린 건 아니다. 오는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용평리조트의 경우엔 2조7482억원의 청약 증거금이 몰렸다. 267만5200주 모집에 7억7875만주의 청약 신청이 들어와 29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공모주 청약 열기는 연초부터 시작됐다. 2월에 상장된 차량용 반도체 유통업체인 유니트론텍과 바이오업체 안트로젠의 경우 청약 경쟁률은 각각 1113대1과 1443대1에 달했다. 첫날 수익률 역시 58.3%, 80.7%를 기록했다.

해외 증시 급락과 계속된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공모주 시장에 모여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술특례 상장제도가 정착되면서 공모주 시장이 커진 측면도 있다. 이 제도는 기술력은 있지만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의 상장을 돕기 위해 지난 2005년 도입됐다. 연간 상장사는 2013년과 2014년 각각 4개와 2개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2개사로 늘었다. 올해는 28개 기업이 신청했다.

이 덕분에 지난해 128개 기업이 상장한 데 비해 올해는 130여개(공모규모 11조원)로 사상 최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투자를 위해 기업의 재무구조 상태를 철저히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와 있는 공모 예정기업들의 예비심사청구서를 검토하는 것도 좋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쟁률이 높다고 해서 좋은 회사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기관 투자가들의 행태를 따라가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전체 공모주 경쟁률 보다는 기관 청약 경쟁률을 유심히 살펴보는게 좋다”며 “공시 내용 중에서도 의무보유 확약비율이 높은 것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공모주를 고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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