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마이드 받으려 치킨 시키는 어린 팬心

▲ 신제품 ‘마라핫치킨’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가수 ‘방탄소년단’의 브로마이드를 나눠준다는 BBQ(왼쪽)와 ‘볼케이노’를 구매한 고객들에게 ‘엑소’의 브로마이드를 나눠주는 굽네치킨의 이벤트를 알리는 포스터. 사진=각 사 홈페이지 캡처

[파이낸셜투데이=김유진 기자]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는 어린 팬들의 마음을 이용해 상품을 파는 식품업계의 ‘상술’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아이돌 가수에 열광하는 미성년 학생들의 팬심을 노려 ‘코 묻은 돈’까지 챙기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29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표 모델로 선정한 아이돌을 담은 브로마이드나 사진 등을 자사 제품들과 함께 판매 중인 브랜드는 BBQ와 굽네치킨, 망고식스 등이다.

BBQ는 이번달 새롭게 출시한 ‘마라핫치킨’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얼마 전까지 브랜드 모델인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브로마이드를 나눠줬다. 굽네치킨 역시 ‘볼케이노’를 사면 ‘엑소’의 브로마이드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망고식스도 1만2000원 이상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비투비’의 멤버별 사진이 카드로 들어가 있는 ‘카드북’을 주고 있다.

이같은 행사들의 타깃은 대부분 금전적 능력이 없는 10~20대 학생들이다. 용돈을 받거나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생활하는 이들에게는 해당 상품들의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BBQ나 굽네치킨의 행사 대상 메뉴의 가격은 2만원에 가깝다. 최저시급으로 3시간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다. 망고식스의 경우 이보다는 싸지만, 이 역시 해당 브랜드에서 파는 음료 2~3잔 가격이다.

▲ 망고식스가 1만2000원 이상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비투비’의 멤버별 사진이 카드로 들어가 있는 ‘카드북’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알리는 포스터. 사진=홈페이지 캡처.

식음료업계가 아이돌을 내걸고 홍보를 하는 것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특히 신제품 출시시기와 맞춰 아이돌 가수를 내세워 홍보하거나 ‘한정판’이나 ‘선착순’이라는 말을 내걸어 이들의 마음을 자극하기도 한다.

이처럼 식음료 업체들이 아이돌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당장의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기 아이돌의 브로마이드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팬들은 해당 상품을 구매해 브로마이드를 얻기 위해 혈안이 된다.

실제로 BBQ가 ‘마라핫치킨’을 시킨 고객들에게 나눠주던 방탄소년단의 브로마이드 4만부는 하루 만에 다 소진된 바 있다.

좋아하는 가수의 브로마이드를 얻기 위해 치킨을 시켰다는 한 팬은 “방탄소년단 브로마이드를 사면 치킨을 준다더라”며 “브로마이드 때문에 먹지도 못하는 매운 치킨을 시켰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팬은 “아이돌 상품을 주는 망고식스 매장이 어디냐”며 “집에서 먼 거리라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식품업계는 아이돌을 모델로 세우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아이돌 효과가 선명히 보이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매출이나 홍보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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