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체력만 약해지는 ‘치킨게임’

[파이낸셜투데이=김유진 기자] 소셜커머스 업계의 큰 손인 쿠팡과 위메프, 티켓몬스터 등 3개 업체가 일제히 지난해 성적표를 공개했다. 이들이 낸 영업 손실만 8000억원이 넘는다. 무리한 투자와 손실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식의 경쟁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같은 상황은 소셜커머스 업계의 특성 상 1위로 살아남으면 모든 이익을 챙길 수 있게 되는 시장 특성 때문이다. 현재 출혈을 감수하고라도 경쟁에서 이겨 한 번에 만회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커져가는 적자규모

소셜커머스 ‘3형제’는 2014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나란히 적자를 냈다. 이는 각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투자를 늘려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3개 업체들의 영업손실은 총 8313억원으로 전년의 1715억원과 비교해 384.7% 폭증했다.

쿠팡의 손실규모가 가장 압도적이었다. 쿠팡은 지난해 쿠팡맨 채용과 로켓배송 등 물류에 거침없이 투자했다. 그 결과 쿠팡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547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0.2% 늘었다.

위메프와 티켓몬스터도 한 해 동안 영업손실이 1000억원 넘게 불었다. 위메프의 영업손실은 1424억원으로 같은기간 대비 391.0% 늘었다. 티켓몬스터의 영업손실도 1419억원으로 476.8%나 늘었다.

반면 쿠팡과 티켓몬스터의 ‘현금 지갑’은 두꺼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에 있을지 모를 위기에 현금을 쌓아두면서 대비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8000억대 손실…4배 가까이 불어
‘출혈감수’…탐나는 업계1위 자리

쌓아둔 현금이 가장 많은 곳은 쿠팡이었다. 미리 현금을 쌓아두는 것이 유동성 위기 등에 대처할 수 있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지난해 말(12월 31일)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566억원으로 전년(1906억원) 대비 244.5% 늘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실제 보유 현금과 함께 3개월 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말한다.

티켓몬스터도 지갑채우기에 나섰다. 티켓몬스터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946억원으로 같은기간(602억원) 대비 57.1% 증가했다. 위메프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78억원에서 372억원으로 다소(1.6%) 줄기는 했지만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런 상황에도 3개 업체들은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손실을 부담하고서라도 경쟁적으로 덩치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해에도 쿠팡맨 채용을 대폭 늘리고 대규모 물류센터 구축에 나서는 등 과감한 투자로 업계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음에도 투자를 멈추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기존 유통업체들과의 최저가 경쟁도 계속해나겠다는 입장이다.

◆‘투자는 계속된다’

티켓몬스터도 이미 물류 자동화 설비 마련과 최저가 상품 경쟁에 뛰어들었다. 티켓몬스터는 생필품을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하는 ‘슈퍼마트’를 도입한데 이어 항공과 숙박, 입장권을 묶어서 판매하는 ‘티몬투어’ 등 서비스를 강화했다. 올해도 NHN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해 쇼핑과 결제 등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다양한 파트너들과 새로운 서비스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위메프 역시 할인 쿠폰 등 마케팅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위메프는 직매입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신규고객 유치와 최저가 보장을 위해 올해도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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