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대형 증권사들의 정규직 소매금융(리테일) 영업직원수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4년 합병 이슈가 있었던 NH투자증권을 제외한 빅4 증권사(지난해 영업이익 기준)의 지난해 9월 말 리테일 영업 남성 직원 수는 2540명으로 전년동기 2441명 대비 99명 늘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내용을 살펴보면 고용의 질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증가한 고용자들 대부분이 계약직이기 때문. 같은기간 정규직은 2112명에서 1945명으로 7.9% 줄었고, 계약직은 329명에서 595명으로 80.8% 급증했다.

특히 증권사별 경영스타일에 큰 차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KDB대우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덩치가 큰 기존 대형 증권사들은 대체로 리테일 영업직원을 줄였지만, 최근 급성장한 메리츠종금증권은 계약직 형태의 리테일 영업직원을 대거 충원했다.

대우증권의 전체 리테일 영업직원수는 804명 782명으로 줄었다. 정규직을 712명에서 649명으로 줄인 반면, 계약직은 92명에서 133명으로 늘렸다. 한국투자증권도 전체 리테일 영업직원수를 578명에서 557명으로 줄였다. 정규직은 551명에서 527명으로 줄었고, 계약직은 27명에서 30명으로 소폭 늘었다. 삼성증권의 경우에도 정규직 영업직원수가 731명에서 625명으로 대폭 줄었다. 계약직은 6명으로 같았지만 정규직을 725명에서 644명으로 줄었다.

반면 메리츠종금증권은 리테일 영업직원을 327명에서 551명으로 대폭 늘렸다. 특히 계약직을 204명에서 406명으로 200명 넘게 충원했다.

이와 함께 영업직원들의 급여는 지난해 주식시장 거래량이 늘어난 덕분에 전체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 역시 증권사별 편차는 상당했다.

대우증권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1인당 평균 급여가 8200만원으로 전년동기 7100만에 비해 올랐고, 한국투자증권도 같은기간 6410만원에서 8633만원으로 상승했다. 삼성증권도 5712만원에서 8607만원으로,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5080만원에서 6482만원으로 올랐다.

다만 계약직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탓에 메리츠종금증권의 리테일 영업직원 급여는 타 증권사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근속연수도 증권사 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영업직원 근속 연수는 3.9년으로 짧은 편. 한국투자증권 리테일 영업직원의 근속연수가 15.2년으로 길었고, 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12.5년, 10.9년을 기록했다.

리테일은 한 때 증권사 ‘영업의 꽃’으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거래 확대와 증시 침체 영향으로 증권사들이 해당 직원들을 계약직으로 돌리면서 고용의 질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의 리테일 직원은 “시장 상황이 좋을 때는 계약직으로 일하며 인센티브를 받는 게 나쁘지 않지만 요즘 같은 시장에선 고객도 줄고 수익내기도 어려워 얼마 버티지 못하고 떠나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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