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를 휩쓸었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여파로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카드 사용액이 12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비거주자)이 국내에서 결제한 카드 사용금액은 100억48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3.2% 줄었다. 외국인의 국내 카드 사용액이 감소한 것은 2003년(-1.4%) 이래 12년 만에 처음이다.

이는 지난해 5월 말부터 확산되기 시작한 메르스 사태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지난해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은 1335만9701명으로 전년에 비해 6.3% 줄어들었다.

정선영 한은 국제국 과장은 “매년 증가세를 보여왔던 외국인 입국자가 지난해 메르스의 여파로 줄어들면서 카드 사용액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내국인(거주자)이 지난해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금액은 132억6000만달러로 전년(122억달러)보다 8.7% 증가했다. 다만 내국인의 해외 카드 사용금액이 2010년부터 대부분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는 다소 둔화됐다. 전년 증가율도 15.7%에 달했다.

해외로 나간 내국인은 오히려 늘었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씀씀이가 다소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수는 1931만명으로 전분기(1608만명)에 비해 20.1% 증가했다. 해외에서 사용된 카드장수도 3842만4000장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그러나 평균 1050원대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1130원대로 오르면서 해외로 나간 여행객들이 카드 사용액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 종류별로는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94억6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8.5% 증가했고, 체크카드도 32억3200만달러로 24% 상승했다. 반면 직불카드 사용금액은 5억6400만달러로 35.2%의 감소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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