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예대마진은 줄어들고 부실 대기업 관련 손실까지 겹치면서 국내 은행들의 실적이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해 취약 업종 대기업들의 연이은 구조조정으로 일부 은행들이 적자를 기록,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감소 규모가 전년 대비 2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6% 감소했다.

분기별로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2분기를 시작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4분기에는 2조1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지난해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조선업 관련 대규모 손실이 반영되면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업권 전반의 순이자마진까지 줄어들면서 이익이 감소, 적자폭이 커졌던 것으로 금감원은 보고 있다.

금감원이 밝힌 지난해 국내은행의 대손비용은 11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5000억원 증가했다.

경남기업 등이 회생절차를 시작하고 포스코플랜텍과 동아원 등의 워크아웃, 특히 STX조선과 같은 조선업 관련 손실이 반영되면서 4분기 은행들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고 금감원은 전했다.

이자이익도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에 33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4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력 구조조정과 명예퇴직 등을 진행하면서 판매비와 관리비는 1조5000억원 증가했다. 자회사 등 투자지분 관련 손익 부문에서도 적자로 전환하면서 영업외 손실도 3000억원이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은 수수료가 소폭 늘고,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 은행 8곳이 대한주택보증 주식을 매각하면서 2조4000억원 늘어난 5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한 가장 큰 이유는 STX조선 등 대기업 부실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기업들의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은행들의 부담도 커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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