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메리츠종금증권이 작년 증권업계 영업이익 1위를 달성했다. 자기자본 규모가 몇 배나 큰 대형 증권사들을 잇달아 제친 것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작년 업계에서 가장 많은 405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영업이익은 전년 1443억원에 비해 3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이어 대우증권(4034억원)과 삼성증권(3767억원), 한국투자증권(3765억원), NH투자증권(2971억원), 현대증권(2971억원), 신한금융투자(2607억원), 키움증권(2413억원), 대신증권(1732억원), 미래에셋증권(1481억원) 등을 기록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은 강점인 기업금융과 리테일 부문에서 양호한 실적을 낸 덕분이다. 또 대형사들이 홍콩H지수 급락으로 주가연계증권(ELS) 헷지부담 커진 데 비해 비중이 크지 않은 메리츠종금증권은 피해가 적었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종금증권은 기업금융부문 특화를 바탕으로 업종 내 차별화된 수익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조7186억 원으로 업계 9위 수준이다. 덩치가 두 배 가량 큰 NH투자증권(4조5483억원)과 KDB대우증권(4조3256억원), 삼성증권(3조6146억원), 한국투자증권(3조3026억원), 현대증권(3조2165억원) 등을 앞선 것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작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1.3%를 기록했다. 비슷한 덩치의 중형 회사들이 3~10%의 ROE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월등한 수준이다.

업계에선 메리츠종금증권의 이같은 수익성은 철저한 성과주의 경영에서 찾는다. 리테일 부문의 영업직군의 경우 대부분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수익의 절반을 인센티브로 주는 임금체계를 도입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계약직 비율은 업계에서 가장 높은 75.5% 수준이다.

이들의 기본급은 100만원이지만 일정 수준의 금액을 초과하는 실적에 대해선 50%를 인센티브로 제공한다. 회사 입장에선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도 크게 손해 볼 게 없다. 수익이 줄어드는 것은 직원들이다. 특히 최근 같은 하락장에도 회사가 지는 부담은 정규직이 많은 대형사에 비해 덜한 편이다. 상위권의 일부 직원은 많게는 한 달에 1000만원을 받아가지만 절반 가량의 직원들은 100만원의 기본급만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직도 잦은 편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이같은 경영방식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이는 증권업계 전체의 고용 질을 떨어뜨리고 자칫 실적 위주의 영업방식은 과도한 매매회전율을 일으켜 중장기적으로 업계 신뢰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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