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구조조정과 자회사 매각 등 현안이 쌓여있는 산업은행호에 새 선장이 키를 잡았다.

산은은 11일 ‘비전문가 측근인사 철회’를 주장하고 있는 노조와 타협점을 찾은 뒤 이 회장의 취임식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 회장의 취임식은 늦어도 오는 12일 오전에는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취임 이후 3년 뒤인 2019년 2월까지 산은을 이끌게 된다. 취임 전부터 그의 앞에는 현대상선 구조조정과 9조원 규모의 자회사 매각,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등 각종 이슈가 쌓여있다.

금융위원회는 이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제청하며 “산은의 당면한 기업구조조정 추진과 실물경제의 활력을 적극 뒷받침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그런 이 회장이 가장 먼저 마주할 현대상선 구조조정은 ‘정책금융의 경험이 없는 인물’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좋은 이슈로 평가된다.

현재 현대상선은 주채권은행인 산은과 ‘조건부 자율협약’을 맺은 상태지만 곧 채권단 중심의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산은 등 채권단이 자구책으로 비협약 채권자(비은행 채권자)를 설득할 경우 채무 조정을 검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의 4조8400억원 규모의 채무 중 채권단 차입금은 1조600억원 수준이다. 반면 사채권자 채무는 1조8700억원, 선박금융 등 금융리스부채는 1조9000억원에 이른다.

현대상선은 산은에 자구안을 제출하기 전부터 해외 선주들을 대상으로 용선료와 협상 비협약 채권자들의 채무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또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해 이 회사가 보유한 ▲금융3사(현대증권·현대자산운용·현대저축은행)지분 ▲부산신항만터미널 지분 ▲벌크전용선 사업부 등을 매각하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개인 재산 300억원을 출연한다.

현대상선의 구조조정 방향을 잡은 뒤에는 산은 자회사 매각 이슈가 기다리고 있다.

산은은 5%이상 지분을 가진 곳이 377곳이며 15% 이상을 가진 사실상 자회사는 128개다. 매각가치만 따지고 보면 9조원 수준에 이른다.

올해 산은은 구조조정부문을 신설하고 보유 지분 매각을 위해 투자관리실을 신설해 매각에 박차를 가한다.

대우조선해양 추가 부실을 예방하고 정책자금의 선순환을 위한 조치다. 산은이 오랜시간 소유하던 기업의 지분을 매각하게 되면 산은은 자금을 확보하게 되고 이 돈은 다시 정책금융에 쓰일 수 있다.

임기 말인 2019년에는 대우조선해양 이슈가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지난해 천문학적인 자금투입을 추진하며 “완벽한 경영정상화 시기를 2019년으로 잡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완벽한 경영정상화란 ‘영업이익 발생과 시장의 신용도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립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으며, 이 과정을 진행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매각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산은에는 회장의 자리를 잠시라도 공석으로 남겨둘 수 없을 만큼 이슈가 쌓여있다”며 “당장 눈앞의 과제로 이 신임 회장의 실력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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