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으로 OK, 종이는 ‘이제 그만’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대기업인 A사에서 원하는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 B사. A사와 함께 한다면 B사의 진일보가 예상되는 상황. 그러나 B사는 홍보·마케팅에 투자할 인력과 자금이 부족하다. 그래서 <파이내셜투데이>가 ‘FT브릿지’를 기획했다. 혁신적 기술·제품을 보유했거나 개발 중이지만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을 발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11번째 주인공은 종이 영수증 없는 세상을 꿈꾸는 ‘투뎁’이다.

“영수증 버려주세요.” 편의점이나 식당에서 계산할 때 다들 한 번씩은 해봤을 말이다. 요즘 종이 영수증은 업무 비용 처리 등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천덕꾸러기 신세다. 설령 영수증을 받더라도 자세히 보는 이는 거의 없다.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기 일쑤다.

◆평균비용 2700억원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한 해 동안 2700억원어치의 종이영수증이 버려진다. 버려지는 영수증을 일렬로 연결하면 지구를 60바퀴를 돌고도 남는다. 엄청난 비용이 낭비되는 셈이다.

무심코 버려진 종이영수증에는 카드번호와 지출내역 등 개인정보가 적나라하게 적혀있어 신용정보가 유출되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한다. 환경오염도 우려된다. 현재 발행되는 대부분의 종이영수증은 표면에 약품처리가 돼있기 때문.

사실 종이영수증을 전자영수증으로 대체하려는 노력은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정부 차원에서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기술을 활성화 해 전자영수증도 NFC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종이영수증과 비교해 크게 다른 점이 없었고 특히 스마트폰을 꺼내 단말기와 접촉(태깅)해야 되는 등 여러 불편한 점이 많아 활성화 되지 못했다.

문제점을 해결한 게 오늘의 주인공인 투뎁이다. 투뎁은 손용석 대표에 의해 지난 2013년 설립됐다. 이미 설립 전부터 비콘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 취득을 완료했으며 지난해 혁신적인 모바일 영수증 앱 서비스 ‘투빌’ 개발을 완료했다.

기존 비콘형식 탈피…공유기만 있으면 가능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무궁무진한 ‘잠재력’

투빌은 비콘을 활용, 직접 태깅하지 않아도 영수증 확인을 가능케 했다. 비콘은 무선통신장치로써 블루투스 4.0을 사용해 주변에 있는 기기들에게 신호를 전달하는 장치다. 덕분에 스마트폰이 POS(Point of Sales) 기기 근처에만 있으면 전자영수증이 자동으로 스마트폰 앱에 발행된다. 기존 방식보다 훨씬 간편해진 것이다.

투빌의 장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투빌은 소매점에서 사용 중인 무선 인터넷 공유기에서 나오는 비콘 신호를 그대로 이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송신기를 구비하지 않아도 된다. 공유기가 없다고 해도 업주의 스마트폰의 별도의 앱 설치를 통해 서비스 이용을 가능하도록 했다.

손용석 대표는 “현재 국내 소매점 대다수는 무선 공유기를 사용 중이고, 공유기가 없을 경우에도 블루투스 동글(수신기)는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투빌을 이용하는 데 있어서 사실상 제한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별도의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다는 점이 투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투빌의 또 다른 강점은 절감된 영수증 발행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돌려준다는 점이다.

손 대표는 “전자영수증을 받을 때마다 약 1원씩 포인트를 적립해준다”며 “고객들은 이를 모아 원하는 단체에 기부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가맹점주들에게 돌아가는 손해는 없다. 오히려 이득이다. 손 대표에 따르면 종이영수증은 한 번 발행될 때 마다 2원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 1원씩만 적립을 해줘도 점주들은 약 50%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수익모델 창출

투빌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투빌의 기술을 이용할 경우 은행이나 서비스센터 등에서 사용하는 대기번호표를 전자 대기번호표로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음식점에서도 주문한 음식이 나오면 스마트폰으로 신호를 줄 수도 있다. 또 현금영수증을 발행하는 방식에도 투빌 적용이 가능하다.

손 대표는 “향후 모바일 영수증 외의 부가 서비스를 탑재해 한층 넓은 분야에서 투빌 이용이 가능하도록 할 생각”이라며 “현금영수증과 전자대기표, 음식점 주문서 등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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