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한종민 기자] 2016리우올림픽 선전을 위해 한데 모인 국가대표 선수들이 비장한 각오로 구호를 외쳤다. 이유가 있다. 체육계는 연초부터 터진 대형 폭력 사태에 또다시 멍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회장 김정행)는 지난 14일 오후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 오륜관에서 2016 국가대표 훈련개시식 및 체육인 신년 인사회를 열었다.

식순이 모두 끝났지만 사회를 맡은 이승배 여자복싱 국가대표 감독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그는 “최근 불미스러운 폭력 사건이 일어났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국민들 앞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하려고 한다”고 선언했다.

이에 사회자의 선창에 따라 12개 종목 국가대표 선수 및 지도자 362명은 ‘자랑스러운 체육인, 존경받는 체육인, 국민의 희망’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자정 노력을 통해 구호와 같은 이미지를 되찾고 만들어내겠다는 각오였다.

지난해 12월 31일 역도선수 사재혁(31)은 후배선수 황우만(21)을 송년회 자리에서 폭행해 전치 6주의 부상을 입혔다. 대한역도연맹은 나흘 뒤인 4일 선수위원회를 열고 사재혁에게 자격정지 10년 중징계를 내렸다.

발빠른 대처였지만 체육계는 또다시 큰 상처를 입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사재혁은 수 차례의 수술을 버티면서도 재기하면서 ‘오뚝이 역사’로 불렸다. 장미란과 함께 한국 역도를 이끌었던 선수였기에 충격이 더욱 컸다.

이는 지난해 9월 남자쇼트트랙 신다운이 대표팀 훈련 도중 후배를 폭행해 2015~2016시즌 대회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뒤 일어난 사건이어서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거셌다.

개시식에 참석한 김종덕 문화체육부 장관이 나서서 “폭력 없는 스포츠 환경과 문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장관은 자리에 모인 선수들에게 “힘든 훈련 속에서도 서로를 인격체로 존중하고 예의를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맞으면서 운동을 했던 우리 시대의 과거를 더 이상 후배들에게 되물림하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2012런던올림픽에서의 선전을 리우올림픽까지 가져가겠다는 체육계가 더 이상의 문제 없이 떳떳한 승전보를 전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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