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한종민 기자]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은 오승환(33)과 임창용(38)이 약식기소되면서 이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선수 생명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무적 신세인만큼 새로운 소속팀을 찾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남겨두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심재철)는 두 선수를 2014년 11월말 마카오 카지노에서 각각 4000만원 상당의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단순도박)로 벌금 7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의 도박 자금이 당초 알려진 수억원대가 아닌 4000만원 가량이며 도박이 상습적이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이들의 해외 원정 도박이 상습적이고 액수도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벌금형이 아닌 징역형도 거론됐다. 이로 인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오승환을 붙잡기 위한 원소속 구단인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는 잔류시키기 위한 협상을 전면 중단했다.

임창용의 소속팀이었던 삼성 라이온즈도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내년 시즌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해 사실상 방출했다.

선수 생명에 있어 중대 기로에 섰던 두 선수는 징역형이 아닌 벌금형에 그치면서 일단 불명예 은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오승환의 메이저리그행은 여전히 열려 있다. 미국의 경우 카지노에 대해서는 비교적 너그러운 편이다. 일본 무대에서 2년 연속 구원왕을 차지한 오승환이기에 그에게 관심을 표하는 구단이 나타날 경우 도박 혐의는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메이저리그행이 무산될 경우 일본으로의 복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승부조작은 물론 불법 도박에 매우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더욱이 오승환이 폭력조직과 연계된 이른바 ‘정킷방’을 통해 원정 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를 바라보는 일본 야구계의 시선은 더욱 싸늘하다.

무적 신세인 임창용도 삼성으로의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고 당장 다른 구단에서 임창용에 대한 영입 의사를 나타내기도 어려워 보인다. KBO의 자체 징계에 이어 자숙기간을 충분히 가진 뒤에야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KBO는 검찰의 처벌 수위가 정해진 만큼 상벌위원회를 열어 임창용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KBO 야구규약 제151조 3항에 따르면 ‘경기 외적인 행위와 관련하여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 실격 처분, 직무 정지, 참가 활동 정지, 출장 정지, 제재금 부과 또는 경고 처분 등’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오프시즌 동안 야구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인터넷 도박 파문으로 일부 선수가 500만~1500만원 상당의 벌금형을 받은 뒤 KBO는 불법 도박과 관련한 처벌 규약을 한층 강화했다.

따라서 임창용의 경우 당시와는 다른 강화된 규약에 따라 장기간 출장 정지 등 중징계 처벌을 받을 경우 나이를 고려할 때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KBO 관계자는 “검찰의 최종 처벌 수위가 결정된 만큼 상벌위원회를 열어 임창용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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