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과 공포, 시험에 든 유럽

[파이낸셜투데이=김남홍 기자] 2015년 한해 지구촌은 이슬람국가(IS)를 비롯한 극단주의 무장세력의 테러로 충격과 불안에 시달렸다. 특히 세계의 문화중심 프랑스 파리에서 벌어진 연쇄테러로 전세계가 ‘테러와의 전쟁’에 돌입했다. 이 와중 유럽 각국은 새로운 도전을 맞고 있다. 전에 없던 난민 사태는 그리스 금융위기와 더불어 유럽 연합(EU)의 결속력을 시험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가 2015년 대한민국의 정치·사회 10대 뉴스를 정리했다.

1. 전 세계 IS 테러 비상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인질을 잔인하게 처형하는 동영상으로 악명을 떨친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올해는 테러로 전 세계를 공포와 충격 속에 밀어 넣었다. 지난 11월 12일 레바논 베이루트와 11월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난 연쇄 테러는 IS 지도부가 처음으로 기획한 국제 테러로 간주된다. IS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로 올해에만 최소 800명 이상이 숨졌다. IS는 미국 워싱턴과 뉴욕, 러시아 모스크바가 다음 테러의 타깃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2. 난민 유입과 유럽의 위기

중동에서 극단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세력 확산으로 인해 난민들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유럽 통합이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 지난 9월 초 터키 해변에서 3살짜리 시리아 난민 소년 아일란 쿠르디의 시신이 발견된 이후 유럽 각국은 인도주의 차원에서 난민 수용 쪽으로 정책 방향을 바꾸는 듯했지만 유럽연합(EU)은 회원국들의 자국 이기주의로 분열했고, 통합정신을 상징하는 솅겐 조약은 사실상 만신창이가 됐다.

3. 국제사회, 시리아 내전 본격 개입

시리아 내전이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에 극단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부상, 러시아의 개입까지 맞물리면서 복잡하게 전개됐다. 시리아 분쟁에 개입했던 미국은 IS가 시리아 일부 지역을 장악하면서 이라크에 이어 시리아에서도 공습을 벌였다. 러시아는 자국의 여객기가 IS 테러로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서 폭발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시리아 폭격을 단행했지만, IS 근거지가 아닌 반군이 장악한 지역을 더 많이 공습했다는 의혹에 직면했다.

4. 세계 최대 자유무역지대 탄생

아시아태평양 경제권을 하나로 묶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되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지대가 탄생했다. 미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브루나이, 캐나다, 멕시코, 칠레, 페루 등 12개 국가는 지난 10월 5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TPP 협상을 타결했다. 이로써 전 세계 국내총생산 약 40%와 인구 8억명을 아우르는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됐다.

5. 美 제로금리시대 종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지난 12월 16일 마침내 금리인상을 단행, 2008년 금융위기 이후 7년 동안 유지했던 ‘제로 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금리인상 시점으로는 2006년 6월 이후 9년 6개월만이다. 연준은 성명에서 향후 미국과 국제 경제의 회복 속도를 반영해 금리를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로금리 시대가 공식 종료함에 따라 미국과 국제 경제는 ‘정상화’하는 동시에 유동성이 커지게 됐다.

6. 중국의 금융 굴기

중국 주도의 첫 다자개발은행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출범,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 등 중국의 금융 위상이 크게 상승했다. 중국은 AIIB 출범을 통해 IMF 중심의 현 국제금융체제에 도전하고 미국과 일본 주도의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을 견제하는 등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는 평가받았다. IMF는 집행이사회를 열어 위안화의 SDR 편입을 결정했다. 위안화는 미국 달러와 유로화에 이어 3번째로 편입과 동시에 세계 3대 통화로 급부상하게 됐다.

7. 아베 정권, 안보법 강행 통과

2015년은 일본에 있어서 ‘전쟁할 수 없는 나라’에서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탈바꿈한 한 역사적인 한 해였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는 지난 9월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안보 관련법안을 강행 통과시켜 전후 70년 간 지켜온 ‘평화헌법’의 막을 내렸다. 아베 총리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내년 참의원 선거 승리를 통해 헌법 9조를 뜯어고치는 ‘개헌’이라는 최종 목표 달성을 위해 전력질주하고 있다.

8. 이란 핵 협상 타결

이란과 주요 6개국이 지난 7월 1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역사적인 핵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2002년 8월 이란 중부 나탄즈에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이 존재한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13년 만이다. 양측은 지난 4월 잠정 합의한 뒤 최종 시한을 여러차례 연장한 끝에 극적 합의를 이뤄냈다. 유엔안보리가 만장일치로 결의안을 승인하고 미국과 이란 의회가 합의안을 통과시키면서 실질적인 이행에 들어갔다.

9. 미얀마 53년 만에 민주정부 탄생

미얀마에서 53년 만에 군부독재가 막을 내리고 첫 민주정부가 탄생했다. 지난 11월 8일 치러진 미얀마 총선에서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지가 이끄는 제1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이 상하원의 의석 과반을 차지해 역사적인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1990년 총선에서 압승하고도 군부의 불복으로 정권을 잡지 못한 수지 여사로서는 25년 만에 승리를 되찾아 온 셈이다. 수지 여사는 ‘대통령 위의 존재가 될 것’이라며 막후에서 미얀마를 통치할 것임을 시사했다.

10. 18년 만의 새 기후협약 채택

“산업혁명 이전 대비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 폭을 섭씨 2도 아래로 억제한다. 지구 온난화로 물에 잠기고 있는 작은 섬 국가들을 배려해 섭씨 1.5도 이하로 낮추기 위한 노력도 기울인다”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전 세계 196개국 대표들이 날로 뜨거워지는 지구를 구하기 위한 역사적인 ‘파리 협약’을 이끌어냈다.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삭감 의무를 부여했던 1997년 ‘교토의정서’를 대체하는 새로운 협약을 18년 만에 마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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