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한국의 주요 주식 부자들 가운데 올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주식 평가액이 두드러진 증가세를 나타냈다.

서 회장의 주식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3조원 넘게 불어났고, 임 회장도 2조원 넘게 늘어나며 국내 주식부호 8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삼성家 로열패밀리와 현대차 부자(父子)의 주식가치는 2조원 넘게 급감하는 아픔을 맛봤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서 회장이 보유한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 등의 지분가치는 올해 초 6조741억원에서 현재(12월 17일 기준) 9조3419억원으로 3조2678억원 늘었다.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 주식 626만4450주(지분율 10.72%)와 아모레G 주식 4444만3620주(55.70%)를 보유하고 있다.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 화장품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회사 주식이 주가에 반영, 주식 자산이 대폭 늘어났다. 아모레퍼시픽 주식은 연초 22만1100원에서 현재 41만4000원으로 2배 가까이 뛰었고, 아모레G도 9만9000원에서 14만9500원으로 급등했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그야말로 ‘잭팟’을 터트렸다. 한미약품이 지난 3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 7조원 이상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영향으로 주가가 급등한 덕분이다.

임 회장은 한미약품 대주주 기업인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로 한미사이언스 주식 2071만4199주(36.22%)를 보유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올해 초 1만5450원에서 현재 12만7500원으로 10배 이상 뛰었다. 이에 따라 임 회장의 주식가치도 3148억원에서 2조6410억원으로 증가했다.

한미약품 ‘대박’에 잭팟을 터트린 인물은 또 있었다. 바로 신동국 한양정밀 대표다. 임 회장과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인 신 대표는 한미사이언스 주식과 한미약품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지분가치는 올 초 2199억원에서 현재 1조3964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주식 평가액도 한 해 동안 1조원 가량 늘었다. 이 회장은 CJ와 CJ제일제당, CJ E&M 등의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주식자산은 올해 초 2조8억원에서 현재 3조505억원으로 1조1765억원 늘어났다.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도 회사 주가가 올해 급등하면서 지분가치가 7614억원 늘어났다. BGF리테일 주가는 올 초 7만6500원에서 현재 16만2500원으로 2배 이상 급등했다.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의 동생인 홍 회장은 광주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지낸 법조인 출신 경영인이다. 25년 간 검사로 지낸 홍 회장은 ‘삼성 X파일’ 사건이 터진 2005년 검사직을 내려놓은 후 2007년 보광훼미리마트(현 CU) 회장으로 취임해 경영 전면에 나섰다.

반면 지분가치가 조 단위로 하락해 쓰린 속을 달래야 했던 오너들도 여럿이다. 특히 대한민국 최고의 로열패밀리인 삼성가 가족들의 보유 지분가치가 일제히 급감했고, 현대자동차그룹 부자도 큰 폭의 지분가치 하락을 맛봤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갖고 있는 현대차·현대모비스·현대제철·현대글로비스 등 4개 회사의 현재 지분가치는 4조7360억원으로 올 초 5조9404억원에 비해 1조2043억원 급감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보유한 6개 회사의 지분가치도 1조2266억원 급감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그룹 일가 5명의 주식 지분가치도 일제히 줄어들었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애플, 샤오미에 끼여 샌드위치 신세가 된데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헤지펀드 엘리엇의 공격을 받으며 어려움을 겪은 데 따른 것이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물산·삼성SDS 등 5개 회사이 지분가치는 11조7830억원으로 올해 초 12조3506억원에 비해 5676억원이 줄었다.

이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주식자산은 9조2762억원에서 7조9560억원으로 1조3202억원이나 줄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주식 3136만9500주(16.4%)와 삼성SDS 주식 870만4312주(11.25%)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의 장녀와 차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의 지분가치도 각각 4356억원 감소했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은 같은 지분율로 삼성물산과 삼성SDS 주식을 갖고 있다. 이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리움 관장의 지분가치도 433억원 줄었다. 홍 관장은 삼성전자 주식 108만3072주(0.74%)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지분가치가 올해 3244억원 줄었고,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과 이해진 NHN 의장의 지분가치도 각각 2036억원, 1251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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