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한종민 기자] 스탠드 마이크를 가장 낮게 해도 입이 닿지 않아서 진행자 송해(88)가 마이크를 옆으로 들어 입에 대 줄 정도로 작고 어렸던 가수 하춘화(60)가 내년이면 데뷔 55주년을 맞는다.

“내년이면 노래 인생 55년이 되네요. 참 저도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제 나이에 데뷔하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벌써 반세기 이상 노래를 했네요.”

이를 기념해 하춘화는 내년 1월 15~1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콘서트 ‘나눔·사랑 리사이틀’을 연다. 1970년대 초반부터 매년 해 왔던 전매특허 자선공연이다.

“아버지가 사회로부터 받은 사랑을 어려운 이웃에 되돌릴 줄 아는 가수가 되라고 하셨던 게 16살 때에요. 부모님이 시켜서 했던 일이 이제는 사명과 책임이 됐어요. 이번 공연도 각 지역의 저소득층 약 2500가구를 돕는 공연입니다.”

올해는 하춘화의 히트곡 뿐 아니라 3년 전부터 배우기 시작해 갈고 닦은 성악과 탭댄스 무대를 선보인다. 가수 송해, 태진아(62), 박상철(46)과 함께 하는 ‘잘했군 잘했어’ 등의 듀엣 무대도 준비했다. 사회는 MC 이상벽(68)이 본다. 하춘화가 하는 좋은 일에 동참하겠다고 나선 동료들이다.

“탭댄스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한 장면과 오페라를 무대에 올릴 거예요. 3년 동안 발가락이 불어 터질 정도로 연습한 걸 보여 드립니다.”

“20·30·40·45·50주년에 이어 55주년 공연에도 사회를 보게 됐는데요. 이렇게 좋은 일에 동행한다는 걸 대단히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이상벽), “쟁쟁한 선배님들과 함께 하게 된 것만으로 대단히 영광입니다.”(박상철)

한국가요사 80년의 반 이상을 이끌었지만 여전히 우렁찬 목소리와 밝은 에너지를 자랑하는 하춘화는 선배가수로서 앞으로의 역할을 얘기하며 눈물을 보였다.

“대중음악이 천시 당했던 때가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난 것 같아요. 어디서든 자랑스럽고 대접받을 수 있는 예술인이 될 수 있도록 후배들을 위해 대중예술 전문학교를 꼭 세우고 싶어요. 내일이 될지, 내년이 될지, 10년 후가 될 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 꿈을 이루는 게 제 마지막 소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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