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국내 증시가 연일 큰 변동폭을 나타내고 있다. 이슈가 끊임없이 쏟아지는 통에 좀처럼 방향성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악재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상황은 더 나빠질 전망이다.

이미 지난 3일 유럽중앙은행(ECB)의 실망스런 양적완화로 국내시장은 한 차례 곤욕을 치렀다. 석유수출기구(OPEC)는 공급 과잉 상태인 원유 생산량을 더 늘리기로 해 유가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중국 리스크 등이 앞에 놓여 있다.

혼란스런 시장 상황을 감안해 섣부른 판단보다는 신중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11월 30일~12월 4일) 코스피는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 확대와 실망스런 ECB 통화정책 등 해외 악재로 2022.38로 시작해 1974.40으로 한 주 만에 47.98포인트(2.37%)나 떨어졌다.

연일 시장이 개별 이슈가 나올 때마다 큰 변동폭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문제지만, 잠재적으로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큰 해외 이벤트들이 아직 많이 남았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앞서 ECB는 예금금리를 기존보다 10bp(0.01%)를 내리는 양적완화(유동성 공급)를 단행했다. 시장에선 25~30bp 인하를 기대했지만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현실화되고 있는 12월 미국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동성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했던 ECB 양적완화(유동성 공급)의 강도가 예상보다 낮았다는 점 때문에 금리인상 우려를 오히려 더 키웠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전문가들도 시장의 방향성 제시에 곤혹스러움을 느끼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효과가 실제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예단하기 어려운 데다 이와 맞물려 있는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마켓에 미칠 영향 등을 예측하기 곤란한 상황이다. 가 봐야 알 수 있다는 게 공통된 생각이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2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을 결정한다고 했을 때, 실제 금리인상 후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도 “가장 중요한 변수는 12월 FOMC의 금리인상 여부라면서도 실제 금리인상이 결정될 때까지는 이렇다 할 방향성을 잡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당분간 시장에 혼란함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래하지 않은 변수들이 어떤 식으로 시장에 반영될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2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져가고 있어 달러 강세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불안감이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한국을 포함해 이머징마켓의 조정 국면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주는 더 복잡한 한 주가 될 것”이라며 “15~16일 FOMC가 예정돼 있어 금리인상에 대해 설왕설래가 오갈 것인 데다, 8일과 9일 중국 수출입과 물가 등 주요 지표 발표가 있고 11~12일에는 중국의 한 해 경제 방향성을 결정할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은 이 뿐만 아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효과를 장담할 수 없는 요소로 꼽히는 게 중국 위안화의 SDR 편입이다. 기축통화로서 위안화의 위상이 올라가게 돼 강세 기조가 나타날 수 있으면서도 거래의 용이성이 높아져 오히려 약세 기조로 흐를 수 있다는 다소 엇갈린 시각이 상존하고 있어서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커지는 양상으로 시장 분위기가 흐르다 보니 투자의견에서도 다소 보수적인 관점이 많다. 조금 더 긴 시각으로 내다봐야 할 상황이라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국내 시장은 현재 상단으로 움직일 여지가 많지 않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구조적 성장주에 초점을 맞춰 투자를 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이 팀장은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는 등 반전의 모습이 나올 때까지는 보수적 관점으로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 불확실성이 크기에 관망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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