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중국 기업인 텐센트와 알리페이가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사업자로 선정된 카카오뱅크와 K뱅크 컨소시엄에 각각 참여하며 ‘한중 시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업체로 카카오뱅크와 K뱅크가 선정된 가운데 양 컨소시엄에 중국 기업 하나씩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카카오뱅크에는 텐센트, K뱅크에는 알리페이가 속해 있다.

텐센트와 알리페이는 중국에서도 내로라하는 대기업이다. 텐센트는 약 6억명의 이용자가 있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과 약 8억명의 이용자가 있는 메신저 ‘QQ’로 유망한 중국의 IT기업이다.

알리페이는 금융 거래를 돕는 온라인 금융·결제 서비스회사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그룹의 자회사다. 지난해 7월 기준 8억20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고 중국 내에서 온라인 결제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두 업체가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한 의미는 크다. 텐센트와 알리페이의 모회사 알리바바는 이미 중국 내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텐센트는 올해 1월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위뱅크’를 정식 출범시켰다. 알리바바도 지난 6월 ‘마이뱅크’ 영업을 시작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 모두 회사가 지니고 있는 장점들을 고스란히 인터넷전문은행에 녹이며 공격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

텐센트는 자사 메신저 위챗 등을 통해 고객들의 활동내역, 온라인 구매내역 등을 분석한 뒤 이를 토대로 신용평가를 하고 있다. 소셜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신용평가시스템으로 저신용자에게 중금리 대출을 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지난 9월부터는 위챗에서 소액신용대출을 뜻하는 ‘웨이리다이(微粒貸)’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보증이나 담보 없이도 약 3700만원 신용대출이 가능하다.

알리바바도 소액대출 위주의 서비스로 인지도를 쌓으며 사업 확장을 준비 중이다. 현재 가장 무게를 두고 있는 사업은 인터넷전문은행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비대면인증이다. 알리바바는 안면인식 기술을 실용화 해 자사의 기존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을 활용한 개인·소상공인 대출 나아가 온라인 신용카드 서비스까지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와 K뱅크는 주주로 참여한 텐센트와 알리페이의 도움을 받아 인터넷전문은행 초창기에 자주 발생하는 기술력 부족, 수익성 저하 등의 시행착오를 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 활용 방안을 텐센트의 위챗과 위뱅크를 통해 구상할 수 있고 K뱅크 역시 알리바바가 지니고 있는 빅데이터 솔루션, 인터넷전문은행 운용 시스템 등을 한 컨소시움 안에서 공유할 수 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중국팀장은 “중국은 정책적으로 금융권에 대한 규제가 약한 편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보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시행 시기도 빨랐고 자금 규모도 훨씬 크다”며 “이미 이 분야에 대한 경험이 있는 텐센트와 알리페이가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포함됐다는 것은 사업 초기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업체들의 참여는 국내 금융의 해외 진출, 특히 중국 시장으로의 진출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윤호영 카카오 부사장은 “카카오뱅크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성 높은 해외진출 혁신을 준비 중”이라며 “앞으로 텐센트가 보유하고 있는 위뱅크 고객과 카카오뱅크 고객들간의 결제 제휴를 맺고 카카오톡 해외 유저를 통한 이체·송금 서비스가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인회 K뱅크 컨소시엄 단장은 “알리페이는 유저가 4억명 이상이고 중국 온라인 결제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며 “알리페이와 같은 역량 있는 주주와 함께 해외 인터넷은행 사업자로 사업모델을 확장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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