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금융회사 임직원 열에 하나는 한 번 이상 성적 괴롭힘을 당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성희롱·폭력은 회식 자리, 술자리는 물론 회사 안에서까지 주로 직장 내 위계 질서 속에서 만성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30일 사무금융노조와 인권운동사랑방 등이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본 적 있다고 답변한 금융회사 임직원 2201명 가운데 10.6%가 성희롱 등을 경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 괴롭힘의 빈도수가 월 1회 이상이라는 응답자는 9.27%, 주 1회 이상 성희롱 등을 당한다는 답변 비중도 1.41%에 달했다.

이들에 따르면 성희롱은 과도하게 신체를 접촉하거나 성적인 농담, 외모나 몸매를 비하하는 말을 하는 등의 방식으로 일어났다. 회식이나 술자리에서 술시중을 사실상 강요하거나, 고객이 성희롱을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고 이들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성희롱·폭력 행위가 피해자들의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울 증상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다는 것은 금융회사에서 성희롱 또는 성폭력이 1회성이 아닌 만성적인 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조사 결과 성희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었다는 금융회사 임직원 가운데 심리 상담이 필요한 수준의 우울 증상을 보였던 비중은 47.48%로 절반에 가까웠다. 이는 언어폭력이나 업무 관련 괴롭힘 경험으로 우울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보다 3~4%포인트 높은 수치다.

임상혁 노동환경건강연구소장은 “개인적 차이는 있겠지만, 우울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만성적으로 발생한다는 뜻”이라며 “당했다고 하더라도 밖으로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많이 없기 때문에 만성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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