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연봉은↑ 직원은↓…급여총액 350억원 줄여

[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이 올해 들어 받은 급여가 회사의 성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직원들에게 나가는 급여비용은 350억원 넘게 줄이면서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떨어진 상황. 누구보다 먼저 실적 부진의 책임을 져야 할 최고경영자가 이를 직원들에게 돌리는 모양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삼성생명의 올 3분기(누계기준) 영업이익은 1조197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조1776억원으로 같은기간 대비 1.8% 줄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덩치는 오히려 커지면서 수익성 악화를 부채질했다. 삼성생명의 매출은 21조2384억원으로 4.4% 늘었다.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매출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률은 6.34%에서 5.64%로 0.70%포인트 떨어졌다.

성적은 떨어졌는데 김 사장의 급여는 오히려 증가했다. 큰 폭의 상승은 아니었지만 실적과는 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김 사장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받은 급여는 8억6000만원으로 전년동기 8억5259만원 대비 0.9% 늘었다. 세부항목을 보면 기본 급여와 상여는 각각 6억3000만원, 2억1000만원으로 같았지만 기타항목이 1259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늘었다.

이같은 김 사장의 올해 급여는 생명보험사 최고경영자들 중 최고액이다. 김 사장 다음으로 올해 3분기까지 급여를 많이 받은 최고경영자는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수석부회장과 조재홍 전 KDB생명 사장으로 각각 6억4100만원, 5억9300만원을 받았다.

김 사장의 급여와 달리 직원들의 급여는 줄었다. 올해 3분기까지 삼성생명 직원들이 받은 평균급여는 6000만원으로 전년동기 6100만원 대비 1.6% 감소했다.

평균금액만 보면 큰 차이가 아니지만 실제로 삼성생명이 직원들에게 급여로 쓴 돈의 전체 규모는 350억원 넘게 줄었다. 3분기까지 삼성생명의 직원급여 총액은 3324억원으로 전년동기 3693억원 대비 10.0% 감소했다.

더욱이 이 기간 삼성생명은 직원 수도 줄였다. 결국, 줄어든 직원 수에 해당하는 급여 이상으로 비용을 더욱 감축해 평균 연봉이 떨어졌다는 해석이다. 삼성생명의 전체 직원 수는 올 3분기 말(9월 30일) 기준 5503명으로 전년동기 5554명 대비 0.9%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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