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한종민 기자] 한국산 거포 박병호(29)에게 거액 1285만달러(한화 약 147억원)를 베팅한 구단은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의 미네소타 트윈스였다.

미네소타는 10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트위터를 통해 “미네소타가 박병호와 협상할 권리를 얻었다”고 밝혔다.

같은시간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또한 홈페이지 메인을 박병호와 미네소타로 장식했다. MLB.com은 “미네소타가 박병호와 넥센 히어로즈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다른 설명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포스팅 경쟁의 승자가 된 미네소타는 박병호와 30일 간의 연봉 협상을 벌인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넥센은 포스팅 금액을 받을 수 없다.

그 동안 현지 언론 보도를 통해 박병호에게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밝혀진 구단은 보스턴 레드삭스와 텍사스 레인저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탬파베이 레이스 등이다.

거액의 포스팅 비용을 써낸 구단이 미네소타라는 것에 현지 언론들도 놀란 반응을 보였다. 미네소타는 ‘빅마켓’ 구단과는 거리가 멀다. 2015시즌 선수단 전체 연봉은 30개 구단 중 18위에 불과하다. 거기에 미네소타의 1루수와 지명타자 자리는 이미 주인이 있다.

2015시즌 미네소타의 1루수는 조 마우어(32)가 지켰다. 마우어는 타율 0.265에 10홈런 65타점 69득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통산 타율이 0.313인 것을 감안하면 하락세가 뚜렷하다. 올 시즌 후반기에는 미구엘 사노(22)가 지명타자 자리를 차지했다. 사노는 올 시즌 후반기에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타율 0.269에 18홈런 52타점으로 장타력을 과시했다.

MLB.com은 “미네소타가 사노를 3루 혹은 외야로 옮길 수 있다”면서 박병호 영입을 위해 3루수 트레버 플루프를 트레이드할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이미 박병호와 포지션이 겹치는 선수들이 있지만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박병호를 위해 트레이드로 교통정리를 할 수도 있고, 공존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박병호에 앞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역시 상황이 비슷했다. 유격수 조디 머서를 비롯해 조시 해리슨, 닐 워커 등 탄탄한 내야진을 보유한 피츠버그가 유격수 강정호를 영입했을 때에는 물음표가 쏟아졌다. 그러나 강정호는 주축 내야수들의 부상 공백을 메우며 맹타를 휘둘렀고 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에 큰 공헌을 했다.

미네소타의 외국인 선수 포스팅 영입은 이번이 두 번째다. 미네소타는 2011시즌을 앞두고 지바롯데 출신 유격수 니시오카 쓰요시(31)에 포스팅 비용 350만달러를 들여 영입했다. 3년 총액 925만 달러를 받고 계약서에 서명한 니시오카는 메이저리그 적응에 실패하고 2년 만에 일본으로 돌아갔다.

2009~2010년 2년 연속으로 중부지구 1위를 차지했던 미네소타는 니시오카 영입을 기점으로 침체기에 빠졌다. 2011년 63승99패로 아메리칸리그 최하위 성적을 거뒀고 이듬해 지구 4위(66승96패)에 그쳤다. 2014년에 다시 지구 최하위로 떨어졌던 미네소타는 올 시즌에 83승79패로 중부지구 2위에 오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상승세를 타고 강팀으로의 귀환을 노리는 미네소타와 강정호에 이어 메이저리그 연착륙을 노리는 박병호가 동시에 웃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