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한종민 기자] ‘빅보이’ 이대호(33·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자신의 오랜 꿈인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대호는 지난 3일 오전 서울 중구 ‘반야트리 클럽 & 스파 서울’에서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누구나 동경하던 메이저리거로서 꿈을 펼쳐보려고 한다”며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국내 무대를 평정하고 2012년 일본 오릭스 버펄로스에 입단한 이대호는 연착륙에 성공한 뒤 2014년 소프트뱅크와 2+1년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와 올해 팀을 2년 연속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이대호는 일본 진출 당시 목표로 했던 우승을 달성했다. 일본야구에 진출한 한국 선수 중 처음으로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되며 화려하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대호는 소프트뱅크와의 총 계약기간 3년 가운데 마지막 해인 내년시즌에는 옵션을 행사하기로 했다. 팀 잔류가 아닌 오랜 꿈인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결심했다. 일본시리즈가 끝난 뒤 소프트뱅크 측의 동의를 얻어 제한적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획득한 이대호는 본격적인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미국 내 유명 스포츠매니지먼트사인 MVP스포츠그룹과 계약도 마쳤다. 향후 구체적인 일정은 밝히지 않았지만 대형 에이전시와 손을 잡은 만큼 MVP스포츠그룹이 이대호의 대리인으로 메이저리그 구단과 접촉하게 된다.

포스팅을 통한 비공개 입찰을 통해 미국에 진출한 류현진(LA 다저스)이나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달리 이대호는 자유계약 신분이기 때문에 그에게 관심을 보이는 모든 팀들과 자유롭게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2013시즌 후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3년 계약을 맺었던 윤석민(KIA 타이거즈)이 FA로 미국에 진출한 사례와 같다.

다만 이대호 본인은 연봉보다는 일단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이너리그 계약이나 국내무대 복귀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맞지 않아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원소속팀인 소프트뱅크로 복귀하게 될 전망이다.

이대호는 “메이저리그의 꿈을 발표하는 것이기 때문에 마이너리그는 한국으로 치면 2군 아닌가. 마이너리그는 뛰지 않겠다”며 “만약에 안 되게 된다면 나는 소프트뱅크라는 팀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동안에는 야구에만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며 “좋은 에이전트를 만났기 때문에 에이전트가 열심히 밀어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게임에만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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