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김남홍 기자] 최근 실속파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가격 대비 품질과 맛이 좋은 편의점 자체브랜드(PB·Private Brand)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각 업체마다 이색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업체별 경쟁도 치열하다.

PB상품은 과거 NB상품보다 품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으로 인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맛과 품질이 NB 못지않다는 인식이 서서히 확산돼 재구매율이 높아지고 있다.

6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PB상품들의 매출비중이 점차 증가하면서 편의점 전체 매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GS25와 세븐일레븐의 올 1분기(!~3월) PB상품 매출 비중은 각각 35.3%, 34.8%에 달했다. CU도 PB상품의 매출신장률이 22.8%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주요 편의점체가 판매 중인 PB상품은 ▲GS25 2300여종 ▲세븐일레븐 700여종 ▲CU(씨유) 600여종 등 3600여종에 달한다.

특히 PB상품들은 기존 NB상품을 제치고 편의점 매출 1위를 차지하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는 디자인 간소화, 판촉 등 마케팅 활동에 드는 비용을 축소하고 나아가 자제 마진까지 합리적인 수준으로 설정해 NB상품 대비 10~15% 가량 가격을 낮췄다.

또 한때 소비자들이 외면했던 선례를 감안해 품질을 높인 PB상품들을 선보이며, 일반상품의 판매량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스낵류에서는 매출 1위였던 새우깡이 각 업체의 팝콘류 PB상품에게 1위 자리를 내줬으며 컵라면류에서도 부동의 1위인 신라면보다 각 편의점에서 내놓은 PB상품들이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지난 4월 빙수전문점과 커피전문점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 중 하나인 망고를 콘셉트로 선보인 망고 아이스크림은 출시 후 4개월 만에 150만개의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최근까지도 아이스크림 전체 카테고리에서 매출액 기준 1위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PB상품들은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다.

GS25는 한국야쿠르트와 손잡고 출시한 야쿠르트 그랜드가 출시 한 달 만에 160만개가 판매될 정도로 큰 인기다.

극장에서만 즐겨 먹던 팝콘도 편의점에서 대표 스낵으로 자리를 잡았다.

편의점 PB상품의 인기에는 편의점 업계의 남모를 노력이 있었다.

초창기 PB상품들은 라면이나 음료, 스낵 등 소위 잘 팔리는 상품과 비슷하게 만들어 가격만 싸게 팔았다. 때문에 가격이 저렴함에도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편의점 업계의 끈임 없는 연구와 노력으로, 최근 출시된 PB상품들은 기존 일반 상품 대비 저렴한 가격은 물론 품질에서도 뒤쳐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2~3년간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를 높인 PB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CU흰우유다. 2013년 우유가격 도미노 인상 속에서도 CU는 PB흰우유 2종(200㎖, 300㎖)의 가격을 동결(1000㎖-100원 인상)했다.

PB상품 본연의 취지대로 물가안정에 기여하기 위해서였다. 일반상품과 동일한 1A등급 원유에 일반상품 대비 약 20%나 저렴하니 소비자들의 시선도 PB우유 쪽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편의점 업체들이 PB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바로 차별화 때문이다.

제조 업체가 아닌 유통업체의 특성상 제조업체의 상품을 유통하다 보면 경쟁사와의 차별화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각 업체들은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단골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PB상품을 개발·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차별화된 가치 제공은 결국 고객 만족으로 이어지며 각 업체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 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즉, 지속적인 PB상품의 개발에 따른 차별화는 각 업체에 찾아오는 고객의 수를 늘림으로써 점포를 운영하는 경영주와 본사의 수익으로 연결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PB제품들의 인기는 합리적인 가격에 과거에 비해 품질이 좋아지면서 합리적인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인기가 높다”며 “이는 최근 나빠진 경기 상황으로 확산하고 있는 합리적 소비 패턴도 한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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