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저금리 시대에 증권사들은 주식 투자를 위해 맡긴 고객 자금에 대해 2.5% 넘는 수익을 거뒀음에도 불구, 고객에 지급하는 이자율은 미미한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들은 고객 단기자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위탁 운용해 2.54%의 수익을 거뒀다. 반면 증권사가 맡긴 자금에 대해 고객에게 지급하는 이자 개념인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은 회사별로 0.10%에서 많아야 1.30%에 그쳤다.

증권사 고객 예탁금은 투자를 위해 맡기는 일종의 대기 자금이다. 금융투자업자인 증권사는 현물과 파생상품에 대한 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에 맡겨야 한다. 증권금융은 이 자금을 운용해 증권사에 매월 약정된 이자 또는 운용 성과에 따른 배당을 지급한다. 증권사들은 고객 수익률과 관계 없이 이들이 맡긴 자금에서 일정한 수익을 보고 있는 셈이다.

증권금융이 밝힌 지난해 증권사 신탁 수익률은 2.54%, 신탁 이익 규모는 3144억3300만원에 달한다. 신탁을 하지 않고 고정 예치하는 기관투자자에게 증권금융이 지급하는 금융투자기관 예수금 금리도 최저 1.05%, 이 금리는 조건에 따라 높아질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이 0.5%에 미치지 못하는 증권사는 한화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3곳이었다.

SK증권은 1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 금액을 예탁한 고객에게는 이용료율을 0.1%, 3000만원 이상 예탁한 고객에게는 0.55% 비율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1% 미만의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을 적용하고 있는 증권사는 LIG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교보증권, 삼성증권, 신영증권, IBK투자증권, KTB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모두 15곳에 달했다.

지난 25일 한국은행이 밝힌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연 1.55% 수준. 업계 일각에서는 증권금융에 대해 진행되는 금융감독원 검사에서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금융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예탁금 이용료율도) 결국 예대마진의 문제로 현저히 불공정하지 않은 이상 법적으로 잘잘못을 가리기 난해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은 금리에 연계되도록 구성돼 있을 뿐”이라며 “요율 산정 방식은 회사 사정에따라 다를 것”이라고 답변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