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국민연금이 근래 주가하락이 뚜렷했던 조선·건설·중공업 등에 대해 올들어 주식대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실이 연금 기금운용본부로부터 제출받은 ‘2015년 월별 종목별 주식대여 현황’에 따르면 올해 대여된 종목은 총 174종목이다.

지난 3년간 대여했던 종목 중 올해(1~8월) 대여물량이 전혀 없는 종목은 총 80종목에 달한다.

이 중 그간 주가하락이 두드러졌던 조선·건설·중공업 종목이 적지 않게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한진중공업,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현대미포조선, 태영건설, 대우조선해양, S&T중공업 등 7종목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는 이 기간(2012년 1월 2일~2014년 12월 30일) 81.8%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진중공업과 GS건설도 각각 76.8%, 75.1%씩 주가가 하락했다. 이외에도 S&T중공업 46.8%, 현대미포조선 36.3%, 대우조선해양 20.5%, 태영건설 8.7% 등의 하락을 나타냈다.

문제는 이들 종목들의 3년간 전체 공매도에서 주식 대여량이 차지했던 비중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는 점이다. 주가가 80% 가까이 하락했던 한진중공업의 경우에는 3년간 2866만959주가 공매도로 사용됐다. 이 기간 연금이 대여한 주식량은 무려 1278만4363주(44.6%)에 달했다.

공매도 대비 대여량 비중은 태영건설 53.9%, GS건설 20.1%, 현대미포조선 16.6%, 삼성엔지니어링 8.2%, S&T중공업 2.0%, 대우조선해양 0.7%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주식대여와 공매도로 인한 주가하락 간 개연성이 발견되고 있다는 것에 부담을 느낀 연금이 해당 종목들의 대여를 중지했을 것이란 게 업계 추측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여량이 많았던 조선·건설 등 업종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고, 대여주식이 공매도에 활용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비쳐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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