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디젤차 생산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25일 유럽연합(EU)에 따르면 이번 폭스바겐 사태로 디젤차는 유럽에서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더는 디젤차 생산을 늘리지 않기로 했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가솔린차와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사용이 상대적으로 늘어나면서 디젤차 비중이 줄어들 것”이라며 “자연스레 디젤차 생산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EU 자동차 업체들은 1992년부터 EU 환경오염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백억 유로를 투자해 디젤기술을 개발해왔다. EU 국가들은 세금과 주차요금 감면 등 디젤차 관련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판매를 활성화했다.

지난해 글로벌 디젤차 판매량 총 1000만대 중 75%가 유럽에서 판매됐다. 유럽 신차판매의 53%를 디젤차가 차지했을 정도다. BMW와 다임러는 디젤차 판매가 각사의 유럽 전체 판매 중 81%와 71%를 차지하며 높은 의존도를 보였다.

미국은 전체 차량 판매의 5%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디젤차 비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바겐 사태로 국내 디젤차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K5, 스포티지 등 신차 디젤 모델 판매를 위해 공격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상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독일 수입차 브랜드 이미지 추락으로 현대·기아차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도 있다”면서도 “디젤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높아져 디젤 차량 판매는 주춤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최근 출시한 신차 디젤 모델은 검증을 철저히 거쳤다”며 “판매 호응도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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