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지난해 대출 규제 완화 이후 증가세가 주춤하던 보험사 주택담보대출이 올해 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증가폭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배 이상 빠르다.

저금리 시대에 수익성을 높이려는 보험사와 은행권에 비해 덜 까다로운 대출 조건을 원하는 고객들의 요구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국내 보험업계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보험업계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상반기 중에만 2조8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대출 증가 규모를 2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 중 보험업권의 주택담보대출은 1조3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이사 비수기인 1분기 중에도 주택담보대출이 1조7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중 증가액 5000억원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규모다.

보험사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8월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와 부채상환비율(DTI)가 완화되면서 증가세가 한풀 꺾인 모습을 보였다. 은행 대출 문턱이 낮아지면서 보험사 대출을 이용하던 고객들이 은행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중 보험업권의 주택담보대출은 이사철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1조2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3년 4분기 증가폭인 2조6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올해 들어 보험업계의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것은 주택 대출 수요가 보험사의 수익 포트폴리오와 맞아 떨어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최근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마땅한 자산 운용처를 찾지 못한 보험사들이 대출 사업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보험사들은 은행과 비슷한 금리를 제공하는데다 소득심사를 강하게 하지 않아 부채나 연체 기록이 있는 경우에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중도상환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거나 자사 보험을 가입하는 고객에게는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마케팅을 벌이는 회사도 나타나면서 은행 대신 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을 사용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업의 위험성 대비 수익률을 봤을 때는 대출이 가장 좋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하지만 소득 증명을 꼼꼼하게 하지 않으면 부실 위험이 높기 때문에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