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최장기 파업과 직장폐쇄로 맞서고 있는 금호타이어 노사 분규가 결국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대표자 간 1대 1 끝장 교섭이 연거푸 실패한 데 이어 본 교섭도 수일째 중단된 상태다. 추가 협상 일정도 미지수고, 열리더라도 극적인 타결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매출 손실액이 1000억 원을 훌쩍 넘긴 가운데 창사 이래 최장기 파업도 현재로선 불가피할 전망이다.

12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9일부터 이틀 간 김창규 대표이사와 허용대 전국금속노조 금호타이어 대표지회장 간 1대 1 끝장 교섭을 벌였으나, 일부 쟁점에 대한 의견차로 합의 도출에는 실패했다.

허 지회장은 ‘무노동 무임금’에 대한 임금 손실액이 1인당 300만원을 넘어선 만큼 보전 방법으로 사측이 제시한 일시금 300만원에 플러스 알파(+α)를 요구한 반면 김 대표은 장기파업으로 손실이 발생한 만큼 일시금 상향은 어렵다는 원칙론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밤샘과 쥐어짜기, 1대 1 면담에도 노사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금호타이어 노사 분규가 헤어나기 힘든 깊은 수렁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노사 양측은 대표자 단독 협상이 중단된 지 반나절이 지나도록 추가 협상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고, 설령 협상이 다시 열리더라도 이견차는 기본이고 양측의 명분쌓기에 발목이 잡혀 극적 타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주말과 휴일에는 노조원들이 자택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 대타협의 기회는 오는 14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노사협상은 상견례 이후 110일을 넘기게 되고, 1988년과 1994년의 분규을 뛰어 넘어 창사 이래 최장 파업이라는 새로운 기록도 남기게 된다.

노사가 전면 파업과 직장폐쇄로 맞서는 사이 매출 손실액은 1100억원에 육박하고,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른 파업 조합원들의 임금 손실액도 1인당 330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사측 관계자는 “대표자 면담 일정을 잡아 막판 조율을 시도하고, 합의가 이뤄질 경우 본교섭을 통해 일괄 타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일부 쟁점에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노조 측 관계자는 “대표자 협상이 큰 성과를 내지 못했고, 특히 회사 대표가 중요한 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상무와 팀장 등이 참여하는 본 교섭도 의미가 없다는 게 재확인됐다”며 “이대로 교섭 자체가 성과도, 결론도 없이 끝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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