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대우증권 노조가 미래에셋증권의 인수설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일각에서 인수대상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KB금융지주의 인수에 대해서도 비슷한 입장이다.

노조 측은 타 기업에 매각되는 시나리오 대신 ‘종업원 지주회사’가 대우증권을 인수하는 구상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1조206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미래에셋이 이번 증자로 모집한 자금으로 대우증권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대우증권 이자용 노조위원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미래에셋증권의 대우증권 인수가 사실상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노조 측은 회사 매각이 합병의 방식으로 진행되거나 업무가 중복되는 기업에 매각되는 것 어느 쪽도 탐탁지 않게 바라보는 눈치다. 합병을 하게 될 경우 이처럼 대규모 자사주가 생겨나 기존 주주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 뻔하고, 업무가 중복되는 곳에 매각될 경우엔 종업원들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같은 인터뷰에서 최근 인수대상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KB금융지주에 대해 “금융지주회사에 편입되면 대우증권의 고유 능력이 은행에 예속되고, 이로 인해 향후 껍데기만 남는 회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곧 주주와 종업원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회사 매각은 가능하면 합병의 방식이 아닌 게 좋지만 만약 합병의 형태로 진행된다면 업무 영역이 덜 겹치는 곳에 매각되는 걸 원한다”며 “업무 영역이 겹치는 곳이라면 필시 인력 구조조정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때문에 노조는 앞서 지난달 초 밝혔던 ‘종업원 지주회사’가 인수하는 방식을 원한다는 입장이다. 대우증권 노조가 말하는 종업원 지주회사는 전략적 투자자와 산업은행, 종업원 등 3자가 공동경영을 하는 방식을 말한다. 임직원도 대주주 못지않게 회사의 주인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 나온 방안이다.

무엇보다 종업원 지주회사가 회사를 인수하는 편이 앞선 방식의 매각보다 리스크 측면에서 월등하다는 게 노조 측 생각이다. 종업원 지주회사 인수 방식은 기존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대우증권 지분을 가지고 있음으로써 경영권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고, 임직원은 현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으며, 전략적 투자자는 대우증권의 노하우를 그대로 흡수할 수 있어 다른 상대사에 비해 불리한 부분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종업원 지주회사가 대우증권의 인수주체로 나서게 되면 3자 모두에게 이득이 될 뿐만 아니라 서로에 대한 견제 기능까지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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