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한종민 기자] 슈틸리케호가 레바논 원정 경기에서 22년 만에 감격적인 첫 승을 맛봤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8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레바논 시돈의 시돈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3차전에서 장현수(24 광저우 부리)의 PK 선취골과 레바논 수비수의 자책골, 권창훈(21·수원)의 쐐기골을 더해 3-0으로 완승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1993년 5월 미국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22년 만에 레바논 원정 승리를 기록했다. 역대전적은 8승 2무 1패이며, 원정경기 전적은 1승 2무 1패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3승을 거둬 역시 3승을 기록한 쿠웨이트를 골득실(한국 13골, 쿠웨이트 12골)에서 제치고 조 선두에 나섰다.

슈틸리케 감독은 석현준(24·비토리아)을 최전방 공격수에 세우고 구자철과 이청용(27·크리스털 팰리스)을 좌우 측면 공격수로 배치했다. 라오스전에서 중원을 맡았던 권창훈-기성용(26·스완지시티)-정우영(26·빗셀 고베)은 또 한 번 허리진에서 호흡을 맞췄다.

수비는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34·알 힐랄)와 김영권(25·광저우 에버그란데)이 중앙 수비수로 출전했고 김진수(23·호펜하임)와 장현수는 좌우 측면 수비수로 나섰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25·울산)가 꼈다.

한국은 전반 초반 볼 점유율을 높여가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전반 4분 기성용이 첫 번째 슈팅을 날리며 기선 제압에 성공한 한국은 계속해서 레바논의 골문을 향해 공격을 시도했다.

기회가 왔다. 전반 22분 기성용이 박스 안으로 찔러준 볼을 석현준이 상대 수비수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를 장현수가 오른쪽 구석으로 차 넣으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전반 26분 다시 한 번 골망을 흔들었다. 골문 앞으로 쇄도하던 구자철이 권창훈의 침투패스를 이어 받아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확인 결과 상대 수비 왈리드 이스마일의 발에 맞고 들어가 자책골로 인정됐다.

레바논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32분 프리킥 상황에서 칼레드 타카지가 위협적인 왼발 프리킥으로 직접 슈팅을 날렸지만 김승규가 쳐냈다. 이후 한국은 경기 템포를 조절해가며 경기를 풀어갔다. 레바논은 한국의 압박에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고 수비로 맞섰다. 이를 틈타 한국은 계속해서 슈팅을 날리며 레바논의 골문을 노렸다.

전반 42분과 44분 권창훈과 정우영이 날린 왼발 중거리 슈팅은 모두 골문을 벗어났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들어 구자철을 빼고 이재성(23·전북)을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후반전도 한국이 주도했다. 한국은 후반 8분 프리킥 상황에서 권창훈이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한참 벗어났다. 레바논도 맞불을 놨다. 후반 12분 교체 투입된 하산 차이토가 페널티 박스 중앙 부근에서 기습적인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하지만 레바논의 기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후반 15분 권창훈이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권창훈은 페널티 중앙 박스 부근에서 기성용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터닝 슈팅으로 레바논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한국은 주도권을 완벽하게 잡으며 경기를 지배했다. 특히 권창훈은 찬스 때마다 중거리 슈팅을 날리며 레바논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레바논은 차이토를 중심으로 한국의 골문을 노렸지만 수비의 벽을 뚫지 못했다. 후반 28분 하산 마투크 의 슈팅은 김승규가 넘어지면서 펀칭으로 막아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29분 체력이 떨어진 석현준을 빼고 황의조(24·성남)를 넣었고 후반 33분에는 부상을 입은 장현수를 대신해 임창우(23·울산)을 투입해 공격과 수비를 재정비 했다. 레바논은 몇번의 찬스 상황에서 중거리 슈팅을 날리며 만회골을 노렸지만 한국은 전방에서의 압박을 통해 여유로운 경기 운영을 펼쳐갔다.

이후 한국은 레바논의 공격을 차단하며 단 한골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22년만에 레바논 원정 경기에서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한국은 다음달 8일 쿠웨이트와 4차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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