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한종민 기자] 이명박 정권에 대한 정치 풍자 코미디 영화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혐실참여>(이하 자가당착)이 긴 법적공방 끝에 오는 10일 개봉 예정이다.

김곡 감독의 영화 <자가당착>은 광우병 파동이 불러온 촛불집회와 용산참사, 4대강 사업 등 이명박 정권 시절을 풍자한 영화다. 지난 2010년 완성되어 인디포럼,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됐지만 영등위(영상물등급위원회)에 발목을 잡혀 약 5년 간 우여곡절을 격었다.

영등위는 2011년 6월, 이 영화에 대해 '제한상영가' 등급을 내렸다. 영등위는 ‘제한상영가’ 등급을 내린 이유에 대해 "특정 정치인의 경멸적, 모욕적 표현 수위가 다분히 의도적이며 극심해서 개인의 보편적 존엄과 가치를 현저하게 손상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아무리 표현의 자유 창작의 자유가 존중 되어야 하는 민주주의 국가라 해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제한상영가'를 받은 영화는 '제한상영가 영화상영이 가능한 극장'에서만 영화상영이 가능하지만 대한민국에 그런 극장은 없다.

<자가당착>은 2012년 9월 한 차례 더 등급분류 신청을 했지만 또 다시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았다.

김선 감독은 등급분류결정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행정법원(2013년 5월)과 고법(2014년 2월), 대법원(2014년 7월) 모두 감독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일반 영화상영관에서 이 영화를 관람할 수 없게 한 것은 과도한 규제이고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 일탈 남용에 해당하여 위법"이라며 '제한상영가등급 취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 3일 <자가당착> 언론시사회에서 김선 감독은 "유명세를 타게 한 영등위에 감사하다. 개봉도 못할 처지에 놓인 작은 영화였는데 감회가 복합적이다. 기쁘기도 하지만, 이렇게 작은 독립영화까지 탄압을 받는 것에 대해 씁쓸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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